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여파로 국내 휘발유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 대해 "아무리 돈이 마귀라고 하지만 너무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청와대에서 임시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중동) 상황을 이용해 돈을 좀 벌겠다고 혼란을 주는 것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해야 할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제유가가) 국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돼서 가격이 조정되는 건 이해할 수 있는데 오를 거라고 예상된다고 갑자기 소비가격 자체가 이렇게 폭등하는 건 국민이 겪는 국가적 어려움을 이런 상황을 이용해 자기 이익만 보겠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국민은 사재기도 안 할 만큼 시민의식 수준이 높은데 공동체의 일반 원리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면서 "우리 국민께서 일상에서 느끼기로는 '오를 때는 엄청 빨리 많이 오르고, 내릴 때는 천천히 조금만 내린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법에 있는 제도를 활용해 부당하게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제지하라"며 "부당하게 과도하게 가격을 올려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행위에 대한 영업정지나 과태료 부과, 과징금 부과 제도가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따라 석유제품 최고가격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률 제23조에 따르면 석유의 수입·판매 가격이 현저하게 등락할 우려가 있는 경우 국민생활 안정을 위해 석유판매 가격의 최고액 또는 최저액을 정할 수 있다. 구 부총리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통해 정유사의 담합 여부도 점검할 예정이라고 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서울 일부 주유소에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웃도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난 4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가격표에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서 있다. / 사진=뉴시스

구 부총리는 "매점매석이 일어난다면 시정 조치 또는 형사 처벌까지도 가능하다"며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행정조치를 통해 위기 상황을 이용해 부당하게 돈을 버는 행위는 결코 용납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치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휘발유 등 가격 급등 현상에 대해 "바가지 아니냐"면서 "이런 게 과거부터 계속 있었는데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어쩔 수 없다고 넘어갔는데 그럴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동체의 위기가 도래했을 때 그걸 이용해 많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면서 '나만 잘 살아야겠다' '이번 기회에 돈 좀 축적해야겠다' 이런 것 못하게 해야 한다"며 "지역별로 유류 종별로 현실적인 최고 가격을 신속하게 지정하라"고 지시했다.

또 "유류 바가지는 현재는 단속이 불가능한 것 같은데 제도를 신속하게 점검해 보라"면서 "유류만 이렇게 방치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