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오프라인 채널 확장을 통해 독자적인 브랜드 파워를 구축한다. 온라인 중심의 할인 경쟁과 단기적인 알고리즘 노출에 의존하던 기존 수출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에서 브랜드 가치를 기반으로 정가 판매를 유지하는 전략을 안착시켰다. 가성비로 소비되던 K뷰티의 인식을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며 업계 전반의 질적 성장을 이끈다는 평가다.
6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헤라, 라네즈, 에스트라 등 주력 브랜드가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다. 진입 장벽이 높다고 알려진 서구권 멀티브랜드스토어(MBS)와 일본 백화점 채널을 확보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에스트라는 미국 세포라 입점에 이어 2026년 3월 유럽 17개국 680개 세포라 매장에 공식 론칭했다. 헤라는 2025년 10월 일본 도쿄 긴자 미츠코시 백화점에 정규 매장을 열고 기존 팝업스토어 운영 기간 대비 매출을 200% 늘렸다. 라네즈의 지난해 4분기 영국 주요 MBS 채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고단가 중심의 오프라인 채널 확대는 전사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해외 사업 영업이익은 6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벤더사(수입 업체)를 거치며 마진이 하락하는 유통 구조를 통제하고 직접 진출을 통한 정가 판매 비중을 높인 결과다. 할인 폭이 큰 B2B(기업 간 거래) 도매 거래를 줄이고 수익성 높은 제품을 D2C(직접 판매)로 전환한 효과가 더해졌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먼저 찾는 독자적 인지도 확보가 이 같은 체질 개선을 이끌었다. 전 세계 검색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5년(2022년 1월~2026년 1월) 구글 트렌드의 뷰티 분야 전 세계 검색 관심도(0~100 상대적 척도)를 분석한 결과 아모레퍼시픽 주력 브랜드 검색량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에스트라는 1에서 80으로, 라네즈는 37에서 68로, 헤라는 31에서 61로 각각 증가했다. 플랫폼 추천이나 프로모션 행사에 기대지 않고 특정 브랜드명을 검색해 제품을 찾는 독자적 인지도를 갖췄다는 의미다.
올해 아모레퍼시픽은 고단가 MBS와 백화점을 중심으로 글로벌 유통망 확대를 지속한다. 온라인 채널은 브랜드 노출과 트래픽 확보에 집중하고 오프라인 채널은 프리미엄 고객 접점을 늘려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식이다. 이 같은 전략은 K뷰티가 가성비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 안착하는 선례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외 뷰티 마케팅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의 행보가 K뷰티 전체의 방향성을 보여준다"며 "온라인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브랜드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포라나 글로벌 백화점 등 주류 채널에서 성과를 내야 K뷰티의 독자적 브랜드 파워를 입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