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승세로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흐름이 이어지자 저축은행들이 예금 금리 인상과 고금리 파킹통장 출시 등으로 수신 방어에 나서고 있다. 금리 인상이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업계는 수익 구조를 크게 흔들지 않는 범위에서 자금 이탈에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저축은행 로고./사진= 저축은행중앙회.

코스피 상승세로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흐름이 이어지자 저축은행들이 예금 금리 인상과 고금리 파킹통장 출시 등으로 수신 방어에 나서고 있다. 금리 인상이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업계는 수익 구조를 크게 흔들지 않는 범위에서 자금 이탈에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저축은행 정기예금 1년 만기 상품의 평균 금리는 3.10%로 올해 연초(2.92%) 대비 약 0.2%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들은 고금리 파킹통장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KB저축은행의 '팡팡 미니통장'은 3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 기본 연 6%,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8% 금리를 제공한다. OK저축은행의 'OK짠테크통장Ⅱ' 'OK피너츠공모파킹통장' 'OK읏맨 서포터즈통장' 등도 최고 연 7% 금리를 내걸며 단기 자금 유치 경쟁에 나섰다. 애큐온저축은행의 '머니통장'은 계좌당 200만원까지 최고 연 5% 금리를 제공한다.

저축은행업권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수신 확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최근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상호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98조9787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6113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 고객예탁금은 약 90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2025년 말 대비 약 15조원 이상 급증한 수치다.

업계는 최근 금리 인상이 수신 확대가 아닌 수신 이탈을 막기 위한 방어적 조치라는 입장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리를 올리는 것은 공격적으로 자금을 늘리기보다는 빠져나가는 속도를 완화하려는 차원"이라며 "증시로의 자금 이동이 빨라지면서 일정 부분 방어가 필요해 금리를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예금 금리 인상 움직임이 이어질 경우 저축은행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금 금리가 오르면 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예금 금리는 대체로 3~4%대 수준인 반면 대출 금리는 연 15~16% 수준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금리 차이만 보면 격차가 커 보이지만 실제 순이자마진은 연체 관리 비용과 채권 관리 비용 등이 반영되면서 약 3~4% 수준으로 형성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고객은 은행 대출 한도가 이미 찬 다중채무자나 중·저신용자가 많은 편이라 채권 관리 비용이 상당히 들어간다"며 "금리 격차만큼 실제 마진이 크게 남는 구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 금리 수준에서는 수익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리 인상은 공격적으로 수신을 확대하기보다는 빠져나가는 자금을 방어하는 성격이 강하다"며 "현재 금리 수준은 아직 수익 구조를 크게 흔들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과거와 비교하면 상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에는 은행권 예금 금리가 5%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저축은행 예금 금리도 6%대까지 올라갔다. 당시에는 조달 비용 급등으로 일부 저축은행이 이듬해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시처럼 예금 금리가 5~6%대까지 올라가는 상황이 되면 수익성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지금처럼 3%대 수준에서는 구조적인 위기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예금 금리가 상승할 경우 장기적으로 대출 금리나 자산 운용 전략을 통해 조달 비용을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대출 금리에는 산정 기준과 적용 시차가 있어 조달 금리 변화가 반영되기까지 약 6개월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증시로의 자금 이동이 이어질 경우 당분간 수신 방어를 위한 금리 조정과 단기 자금 확보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파킹통장이나 예금 금리는 시장 상황에 따라 계속 조정되는 구조"라며 "증시 변동성이 커질수록 투자 대기 자금을 확보하려는 경쟁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