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코스닥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연이어 출시된 가운데 ETF가 코스닥 중·소형주 주가를 흔드는 '왝 더 독'(wag the dog) 현상이 나타나 논란이다. 애프터마켓 거래가 진행되던 시점에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상품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며 연관된 중·소형 종목들이 줄줄이 52주 최고가를 찍는 등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코스닥 액티브' ETF를 동시에 상장했다. 삼성액티브운용은 KoAct 코스닥액티브를, 타임폴리오운용은 TIME 코스닥액티브를 선보였다.
투자자 관심도 뜨거웠다. 13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상장 당일에만 KoAct 코스닥액티브에는 2968억원이, TIME 코스닥액티브에는 2846억원이 넘는 개인 순매수가 이뤄졌다.
상장 이후에는 KoAct에는 7314억원이, TIME에는 3689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두 상품은 주간 개인 순매수 전체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코스닥 종목이 ETF에 편입됐다는 소식에 따라 관련 종목들이 급등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났다. 특히 상장 전날 포트폴리오가 미리 공개되며 공유된 점이 관련 종목들의 급등을 이끌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KoAct 코스닥액티브 상위 10개 종목 중 6개가 상장 당일 52주 최고가…전날 애프터마켓부터 급등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지난 9일 저녁 6시쯤 웹 세미나를 열고 다음 날 상장할 코스닥 액티브 ETF의 운용 전략과 상품을 설명했다.
문제는 다음날 상장할 포트폴리오를 먼저 공개한 시점이다. ETF는 공모펀드 등과 달리 PDF를 통한 포트폴리오 종목 공개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하지만 웹 세미나가 열린 시점에는 애프터마켓이 거래가 진행 중이었다. 이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담긴 종목은 시간 외 거래에서 줄줄이 급등세를 보였다. ETF에 편입됐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당시 생방송은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시청했고 특히 애프터마켓 개장 시점인 오후 6시에 이미 종목 토론방 등지에는 구성 종목이 빠르게 공유되며 입소문을 부추겼다.
이에 상장 당일 기준 편입 비율 1위였던 큐리언트는 9일 애프터마켓에서 20% 넘게 올랐다. 2위였던 성호전자도 애프터마켓에서 10% 이상 급등했다. 상장일에는 10개 종목 중 6개 종목이 52주 최고가를 썼고 큐리언트는 10일~13일 투자주의 종목에 지정됐다. 수급이 확대되며 거래대금이 전날 대비 최대 5배 넘게 늘어난 종목도 있었다.
이후 성호전자는 11일~13일, 에이치브이엠은 12일 추가로 투자주의 종목에 지정됐다. 투자주의 종목 지정은 주가가 단기적으로 급등하거나 소수 계좌에 거래가 집중될 때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음을 경고하기 위해 이뤄진다.
업계 "코스닥은 코스피와 달리 유동성 적어 수급에 민감해…'규제 사각지대' 상황, 개선 필요"
전문가들은 KoAct의 코스닥액티브 종목 사전 공개가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특히 애프터마켓이 열려 있는 상황에서 종목을 공개한 것에 신중했어야 했다는 평가다. 유동성이 많은 코스피 종목이었다면 상관이 없었겠지만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적은 코스닥 종목이었기 때문이다.
한 ETF 업계 관계자는 "거래 시간이 다 끝난 다음에 나왔으면 상관이 없었겠지만 과거와 달리 투자자들이 발 빠르게 정보를 수집하는 시대기 때문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며 "코스피에 있는 종목이면 유동성도 많고 시총도 크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코스피 대비 시총이 크지 않았던 만큼, ETF로 유동성이 급격히 유입됐다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 관계자는 "코스닥 액티브 ETF 상장 전 운용 전략과 편입 종목에 대한 투자 판단을 돕기 위해 웹 세미나를 열었다"면서 "예상 포트폴리오 공개도 그 일환이었지만 코스닥 대비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작고 유동성이 민감한 부분을 체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 때문에 코스닥 시장에 혼선을 준 것에 대해 유의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현시점에서 규제 수단은 마땅치 않은 점은 문제로 지목된다. 유튜브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미리 공개하는 것에 대한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법규 위반 여부에 대해 제재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현 상태에서는 유튜브를 통해 미리 공개하는 것에 조치를 취할 관련 근거 규정이 없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앞으로도 코스닥 액티브 ETF 출시가 예정된 만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17일 한화자산운용은 PLUS 코스닥150 액티브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코스닥 액티브 ETF인 TIGER 기술이전바이오액티브를 상장할 예정이다.
코스닥 액티브 ETF에 대해서는 공모펀드와 동일하게 포트폴리오 공개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업계 임원은 "현재처럼 코스닥 액티브 ETF의 포트폴리오를 미리 공개할 경우 바이럴 효과와 함께 시장 주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종목에 편입돼 주가가 급등했다면 반대로 종목에서 빠지게 되면 해당 종목 주가가 급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적어도 코스닥 액티브 ETF에 대해서는 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이 관계자는 "공모펀드의 경우 3개월이 지나야 포트폴리오를 공개할 수 있고 유출시 처벌하는데 현재 코스닥 액티브 ETF의 경우는 제한이 없어 일종의 '규제 사각지대'와 같다"며 "포트폴리오 공개는 패시브 ETF를 위한 목적인데 액티브 ETF에 이를 그대로 적용하면 사전 거래 등에 악용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선례가 형성되는 상황도 경계했다. "이를 그대로 넘어갈 경우 앞으로도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며 "유동성이 낮은 일부 종목에 이러한 방식으로 수급이 쏠리면 의도성 여부와 관계없이 주가가 급등락하며 투자자의 신뢰를 잃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도 이를 인지하고 사전에 규정을 보완해 철저히 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