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대주주 적경성 심사에 통과하며 금융지주사 전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사진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사진=시대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하며 오랫동안 꿈꿔온 금융지주사 전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정례회의를 열고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인수 관련 대주주 적격성 심사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앞서 금융위 안건소위원회에서 해당 안건에 대한 사전 심사가 진행된 가운데 특별한 불승인 사유가 발견되지 않아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교보생명은 이번 인수로 기존 보험사와 더불어 증권사,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등을 갖춘 지주사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해 4월 이사회를 열고 SBI저축은행 지분 50% + 1주를 오는 10월까지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SBI저축은행 최대주주인 SBI홀딩스로부터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인수금액은 약 9000억원 규모다. 현재 교보생명이 보유한 SBI저축은행 지분은 8.5%다.

다만 이번 심사에선 지분 취득을 위해 올 상반기 내로 일괄 지불하는 것으로 일정이 앞당겨졌다. 당초 저축은행 운영 경험이 없는 점을 감안해 올 하반기 중 SBI저축은행 지분의 30%(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감안한 실제 의결권 지분 35.2%)를 취득한 뒤 오는 10월 말까지 50% + 1주(의결권 58.7%)까지 확대하기로 했던 결정이 바뀐 것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9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7% 급증하는 등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자산은 14조5854억원으로 같은해 1분기 말 대비 8.8% 늘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 비율은 6.30%에서 5.95%로 낮추며 자산 질 역시 개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생명 사옥 전경. /사진=교보생명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대주주로 올라서며 본업인 기존 보험사업과 저축은행 간의 시너지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자사 보험 계약자에게 저축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저축은행 고객에겐 보험 상품을 연계하는 맞춤형 금융 솔루션 등이 거론된다.

또 교보생명 자체 앱인 교보생명앱과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앱 고객 수는 총 370만명 규모로 이번 인수로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의 고객 접점도 확대된다. SBI저축은행 계좌를 보험금 지급 계좌로 활용해 금융서비스 편의성을 높이는 가운데 보험사 대출이 거절된 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유입해 가계여신 규모를 1조6000억원 이상 늘릴 방침이다.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은 신 회장이 취임 후 줄곧 추진해 온 사업이다. 현재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교보자산신탁, 교보악사자산운용, 교보AIM자산운용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은행, 손해보험사, 카드사 등 계열사가 없어 인수합병(M&A) 시장에선 종종 원매자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이번 인수로 여·수신 기능을 갖춘 SBI저축은행을 품은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체력을 갖추게 됐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보험 역량과 지방은행급 인프라를 갖춘 SBI저축은행이 만나 차별화된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며 "양사 강점을 바탕으로 고객 생애주기에 맞춘 금융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주주총회 특별결의에서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SBI홀딩스는 지난해 3월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갖고 있던 교보생명 지분 9.05%를 인수한 데 이어 FI가 보유한 지분을 20%까지 늘리며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신 회장 우호 지분이 절반을 넘어서며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의결권 확보가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