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공장은 송지혜(왼쪽)·김기현 각자대표 체제 1년을 맞아 내실 경영과 리브랜딩을 추진하고 있다. 실적 부진과 트렌드 대응 속도는 마녀공장의 숙제로 꼽힌다. /사진=마녀공장

마녀공장이 송지혜·김기현 각자대표 체제 출범 1년 만에 경영 효율화 시너지 대신 수익성 악화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브랜드 확장을 앞세운 송 대표의 전략과 비용 효율화를 우선하는 김 대표의 재무 방침이 엇박자를 내며 전략적 유연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마녀공장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1130억원, 영업이익은 105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11.7%, 43.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91억원으로 전년(163억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각자대표 체제 내 경영 기조 부조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송 대표는 휴젤 전략본부장, 카카오 수석부사장, 엔다이브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해 4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한달 후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케이엘앤파트너스 측 김기현 대표가 추가 선임되며 송 대표 단독 체제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경영진이 한 지붕 아래 놓이며 의사결정 구조 변화가 시작된 시점이다.

송 대표는 공격적인 브랜드 리뉴얼과 채널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시장 안착 속도가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월 출시한 글루타치온 성분의 신제품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성분은 주요 경쟁사들이 1~2년 전 선점한 시장으로, 마녀공장의 진입 시점이 상대적으로 늦었다는 시각이다. 틱톡샵 등 신규 유통 채널 입점 시점 역시 업계 평균 대비 늦어지며 시장 흐름에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재무 관리 중심의 경영 기조 강화도 변수로 꼽힌다. 김 대표 선임 이후 수익성 지표 관리가 우선순위에 놓이면서 시장 확장을 추진하는 송 대표의 전략과 재무적 판단 사이의 의사 조율 과정이 길어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래 성장 동력인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축소됐다. 마녀공장의 R&D 지출은 2023년 4억6722만원에서 지난해 2억4759만원으로 47.0% 줄었다. 신규 카테고리 확장에 투입될 가용 자원이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재무 효율화 중심의 경영 기조가 트렌드 변화가 빠른 화장품 산업의 속도감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 "단기 성과보다 브랜드 정체성 회복 시급"

뷰티산업 전문가는 브랜드 본연의 경쟁력 회복을 주문했다.

김주덕 서울사이버대학교 뷰티산업학과 석좌교수는 "K뷰티 산업의 핵심은 단순한 성분 나열이 아닌 독창적인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 있다"며 "마녀공장은 신제품을 앞세우기보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중장기적 가치를 구축하는 과정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모펀드 관리 체제를 거치며 성장세가 둔화됐던 타 브랜드 사례를 언급하며 "사모펀드 인수 이후 기업들이 단기 수익에 집중하느라 연구개발이나 브랜드 빌딩에 소홀해지는 경향은 산업의 고질적인 과제"라고 설명했다.

마녀공장 측은 지난 1년을 내실 경영을 위한 진단과 정비의 기간으로 설명했다.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의 체질 개선과 유통 채널 효율화를 위한 정비 기간이었다. 건강하지 못한 유통망을 정리하고 원가 구조와 마케팅 효율을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송 대표 주도로 진행된 브랜드 리뉴얼 결과물이 4월부터 공개될 예정"이라며 "김 대표는 공급망과 원가 구조를 점검해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았다. 효율화로 확보한 재원을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의 성과가 상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녀공장은 단순한 제품군 확대를 넘어 브랜드 정체성 재확립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수익성 방어에 치중한 전략만으로는 특정 제품에 의존하는 매출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향후 글로벌 고부가가치 브랜드로의 전환 성패가 기업 가치 회복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