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지난 28일(현지시각)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16세 미만 미성년자 고위험 SNS 이용 제한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SNS로부터 10대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각)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16세 미만 미성년자 고위험 SNS 이용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해당 법안에 대해 음란물과 사이버 괴롭힘, 온라인 사기, 중독 위험으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최근 호주도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고위험 SNS 이용 금지 조치를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행했다. 현재 각국에선 10대 청소년 SNS 이용 제한 조치가 뜨거운 화두다. 프랑스, 스페인, 영국,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선 청소년 SNS 이용 제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대체 왜 이같은 법안이 나오는 걸까?

10대가 SNS 계정 만들면 플랫폼이 벌금 내야 해

호주가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미성년자 SNS 이용을 전면 금지 법안을 시행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호주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부모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미성년자 SNS 이용을 전면 금지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됐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16세 미만 호주 청소년이 엑스(X·옛 트위터)나 틱톡 등 SNS에 계정을 만들 경우 해당 플랫폼은 최대 4950만호주달러(약 473억원) 벌금을 내야 한다.

인도네시아도 마찬가지다. 인도네시아에서 16세 미만 미성년자는 유튜브,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엑스, 로블록스 등 위험도가 높은 플랫폼 계정을 만들 수 없다.

이 고위험 플랫폼들은 최소 이용 나이를 조정하고 미성년자 계정을 비활성화해야 하며 일어날 수 있는 위험성을 자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다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모든 고위험 플랫폼이 이 조치에 따를 때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이번 조치는 2억8000만명이 사는 인도네시아에서 어린이나 청소년 7000만명에게 적용된다.

전 세계에 부는 청소년 SNS 금지법, 그 이유는?

10대 청소년 SNS 금지 법안은 많은 국가에서 관심을 쏟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캐나다 등 여러 국가에서 10대 청소년 SNS 금지 법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SNS가 청소년에 미치는 위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 정신 건강에 SNS가 악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이버폭력, 집단 따돌림, 딥페이크 범죄 등 SNS상에서 일어나는 범죄에 청소년이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최근 각국에선 10대 청소년 보호를 위해 SNS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큰 힘을 얻고 있다.

호주 정부는 10대 청소년 SNS 금지 법안을 통해 "청소년은 SNS에서 감당하기 힘든 압박을 받고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플랫폼 설계 특성상 스크린을 장시간 보면서 부정적이고 조작적인 콘텐츠에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끊임없이 쏟아지는 알림에 대응하고 사라지는 콘텐츠를 확인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며 "수면 질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스트레스가 증가한다"고 전했다.

청소년 SNS 중독과 관련한 책임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메타와 구글은 이날 청소년 SNS 중독과 관련한 책임으로 총 600만달러(약 90억원) 규모 배상금을 물게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각) 메타와 구글이 각각 운영 중인 스타그램, 유튜브가 아동·청소년에게 유해한 앱을 운영하면서도 의도적으로 위험성을 경고하지 않았다며 원고에 총 600만달러(약 90억원)를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사진은 지난 26일 미국 워싱턴D.C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미국 하원 원내대표와 회담 후 사무실을 나선 모습. /로이터=뉴스1

미국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 배심원단은 이날 메타와 구글이 각각 운영 중인 인스타그램, 유튜브가 아동·청소년에게 유해한 앱을 운영하면서도 의도적으로 위험성을 경고하지 않았다며 원고에 총 60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판사가 최종 배상액을 확정하면 메타가 70%, 구글이 30%를 물게 된다. 다만 피고 측은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항소 등 법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피터 오머로드 발라노바 대학교 법학 부교수는 해당 평결에 대해 "중대한 진전"이라며 "명백한 승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담배 소송처럼 '대규모 합의'를 끌어내려면 피고가 항소심에서도 패하고 다른 소송에서도 불리한 결과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법으로 금지한다고 정말 SNS 끊을까?

호주에서 10대 SNS 금지법을 시행 중이지만 우회 계정 가입자도 상당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 세계적으로 10대 청소년 보호를 위해 SNS 금지 법안을 시행하거나 검토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난 27일 블룸버그통신은 호주에서 SNS 금지법이 시행됐지만 많은 청소년이 손쉽게 규제를 피해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 정부가 SNS 금지법 시행 후 약 470만개 계정이 폐쇄됐지만 시행 3개월 후 규제 우회를 통해 SNS를 여전히 사용하는 이들도 있다.

호주 10대 청소년들은 가족사진으로 나이 인증을 통과하거나 VPN(가상 사설망)을 이용해 거주 국가를 바꾸는 등 여러 우회 경로를 찾아 여전히 SNS 계정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호주 디지털 규제기관도 "10대들이 안면·음성 인식 등 인증 절차를 우회하는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고 인정했다.

특히 해당 법안은 찬반 여론이 팽팽한 상황이다. 해당 법안을 반대하는 이들은 성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 취약 집단에 있어 SNS는 정서적 지지 수단이자 중요한 소통 수단이기 때문에 법안에 대해 반대를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