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 / 사진=한화 제공

한화솔루션이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한다. 조달한 자금의 과반을 부채 상환에 투입해 임계에 다다른 부채비율을 낮추고 재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해소해 미래 성장을 위한 안정적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보통주 7200만주를 새로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조달 자금은 총 2조3976억원이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5월14일이며 발행가액은 6월17일 확정 예정이다. 구주주 청약은 6월22일부터 이틀간 진행되고 실권주 일반 공모 청약 기간은 6월25~26일이다.


이번 유상증자의 핵심은 누적된 차입금 부담을 해소하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12조5068억원이며 부채비율은 196.32% 수준까지 올라왔다. 2023년 대비 순차입금은 5조원 이상 늘었고 부채비율도 25%포인트가량 높아졌다. 같은기간 이자보상배율도 1.4에서 0.7로 떨어졌다.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갚기 어려운 수준에 높인 것이다.

신용등급 하락 압력도 크다. 현재 한화솔루션의 신용등급은 'AA-(부정적)'으로 재무 건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등급이 강등될 우려가 있다. 특히 부채비율이 200%를 넘기면 채무 일부를 즉시 상환해야 할 상황이 생긴다. 한화솔루션이 미국 법인 투자금 조달 과정에서 부채비율 200% 이하 유지를 조건으로 지급 보증을 섰기 때문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재무 건전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회사가 단행한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다. 차환 부담이 확대되고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재무 부담 및 기업가치 훼손이 불가피해서다. 신용등급 하락이 현실화하거나 자본시장에서 대규모 차입을 할 경우 ▲재무구조 악화 ▲금융비용 증가 ▲대외신인도 악화로 기업경쟁력 하락은 물론, 궁극적으로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화솔루션은 전체 조달 자금의 62% 수준인 1조5000억원가량을 채무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악화된 재무구조로 유상증자 외에는 현실적 대안이 부재하다"며 "한화솔루션은 한국 주식시장 유동성 증가와 태양광 투자심리 개선 등 긍정적 시장여건을 활용한 최적의 자금조달 방법을 활용했다"고 평가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면 올해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50% 미만으로 낮추고 순차입금을 약 9조원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부채비율 100%, 순차입금 약 7조원 수준으로 관리해 재무건전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주주 설득이다. 발행주식 수 증가는 주당순이익(EPS)을 낮춰 기존 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이번 유상증자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크다. 한화솔루션이 지난 26일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시장의 우려가 주가에 반영되며 이틀 연속 주가가 20% 가까이 급락했다.

하지만 지난 30일 주가가 2.66% 반등한 데 이어 31일에도 이틀 연속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유증으로 인한 단기적인 주주가치 희석보다 재무 건전성 회복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실익에 시장의 시선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단기로는 대규모 유상증자 여파로 주가 충격 불가피하겠으나 일단락되고 나면 본업 개선 모먼트들이 점점 더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영진들도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섰다. 김동관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사외이사 전원이 회사 주식 매수에 동참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강조했다. 추가적인 주주가치 제고 대책도 실행한다. 향후 4년간 13조8000억원 규모의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해 주주 환원 재원으로 6000억원을 배정하기로 했다.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기업 운영 및 투자 지출(OPEX·CAPEX)에 각각 6조원, 7조2000억원을 활용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재무 안정성과 미래 성장 동력을 동시에 확보해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