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15%를 넘는 파생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일괄 조정하고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란 관련 대국민 연설 한 모습. /로이터=뉴스1

미국 정부가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15%를 넘는 파생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일괄 조정하고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한다. 다만 한국, 유럽연합(EU), 일본에 대한 의약품 관세는 15%를 부과한다.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금속 관세 체계를 개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관련 포고령에 서명했으며 관세 조정 조치는 오는 6일 밤 12시1분(미 동부시각 기준) 적용된다.


파생 제품에는 금속 함량 기준에 따라 단계적 세율을 적용한다. 우선 금속 함량이 15% 미만인 제품은 관세가 면제된다. 향수병 뚜껑이나 치실 용기처럼 금속 사용 비중이 낮은 제품이 대상이다. 금속 함량이 15% 이상인 제품에는 25% 관세가 부과된다. 세탁기나 가스레인지 등 금속 비중이 높은 제품이 해당된다.

제품 금속 함량이 50% 이상이었던 제품은 관세가 일괄 25%로 다소 낮아질 수 있다. 반면 금속 함량이 50% 미만인 경우 25%로 상향될 수 있다. 미 정부는 이같은 개편에 대해 "더 단순하고 명확한 구조로 바뀌었다"며 "대부분 제품에서 관세 부담은 낮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철강·알루미늄·구리 원자재에 대해 기존과 동일한 50% 관세를 유지한다.


금속 파생상품 중 전력망과 산업 설비 관련 제품 관세는 기존 50%에서 15%로 낮아진다. 제조업 투자와 산업 인프라 확충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생산되는 철강 관련 설비 수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 생산돼도 미국산 철강·알루미늄·구리를 사용한 제품에는 관세 10%가 부과된다. 이는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정책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관세를 수입 신고 가격이 아니라 미국 내 판매 가격 기준으로 부과한다. 일부 수입업체가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입 가격을 낮게 신고하던 관행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수입 의약품에 최대 100%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고 정부 약가 협정도 체결하지 않은 특허 의약품에는 100% 관세가 부과된다. 대형 제약사는 120일, 중소 제약사는 180일 내 대응 방안을 제출해야 하고 이 기간 내 생산 이전이나 가격 협상을 결정해야 한다.

다만 제약사가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할 경우 관세는 20%로 낮아진다. 또 미 보건복지부(HHS)와 최혜국 약가(MFN) 협정을 체결하면 관세는 면제된다. 현재까지 17개 제약사가 해당 협정에 참여했으며 이 중 13건은 이미 체결됐고 4건은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기존 무역협정을 고려해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스위스에서 생산된 의약품에 대해서는 관세가 15%로 적용된다. 영국은 별도 관세 협정이 적용된다.

제네릭(복제약)은 최소 1년 동안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의약품 90% 이상이 제네릭이다. 또 희소 질환 치료제, 수의용 의약품 등 일부 특수 의약품은 공중보건 필요성을 고려해 면제된다.

화이자, 일라이 릴리 등 일부 대형 제약사는 정부와의 협정을 통해 3년 동안 관세 면제 혜택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