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각)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로이터=뉴스1

10일(현지시각)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내비치자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이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53.33포인트(1.87%) 하락한 4만9918.78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119.66포인트(1.62%) 내려 7266.99에 거래를 마쳤으며 나스닥 종합은 509.32포인트(1.98%) 하락한 2만5169.50에 장을 마감했다.


악재의 연속이었다. 반도체 종목의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의 재점화도 증시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이날 최대의 관심사는 장 초반 발표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였다. 물가 추이에 따라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4.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202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나 시장 예상에는 부합하는 수치였고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예상치인 0.3%를 하회했다.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 범위 내였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의 입이 증시를 끌어내렸다.

전날 미국 중부사령부는 아파치 공격헬기의 격추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을 공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트럼프는 본인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이를 언급하며 "이란이 협상에 너무 오랜 시간을 끌고 있다"며 "강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란이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협상이 거의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그들은 계속 시간을 끌고 있다"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국제유가는 3% 가까이 뛰었고 그간 상승을 주도했던 AI 반도체 종목 위주로 매도 압력이 가해졌다.

이날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3.73% 하락한 200.42달러에 장을 마쳤다. 인텔은 0.82%, 마이크론은 4.70%, AMD는 4.86%, 브로드컴은 5.12%의 하락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57% 밀려난 12,206.46에 거래를 종료했다.

AI 랠리에 급등했던 반도체 종목의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다는 우려가 제기된 탓이다. 여기에 12일로 예정된 스페이스X의 상장을 앞두고 기술주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여기에 최근 강한 고용지표와 중동발 에너지 충격에 따른 물가 인상 압력이 커지자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가 2026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톰 헤인린 US뱅크 웰스매니지먼트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기술주에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며 "시장은 최근 경제지표를 감안하며 더 높은 금리를 반영하기 시작했고 이란 전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오는 16일~17일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기조를 철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FOMC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있지만 선물 시장은 연말까지 최소 0.25%포인트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