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지난달 9조원 넘게 늘며 증가폭을 크게 키웠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전월과 비교해 다소 둔화됐지만,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이 급증하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를 끌어올렸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안정될 때까지 관리목표를 지키지 못한 금융회사를 매주 점검하는 비상 관리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5월 가계대출 동향과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증가폭인 3조5000억원보다 5조8000억원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은 4조원 증가했다. 전월 5조5000억원보다 증가폭은 축소됐다. 은행권 주담대는 4월 2조7000억원에서 5월 3조2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제2금융권 주담대는 같은 기간 2조8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기타대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달 기타대출은 5조3000억원 증가해 전월 2조원 감소에서 증가 전환했다. 특히 신용대출이 전월 9000억원 감소에서 3조4000억원 증가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6조9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증가폭 2조1000억원보다 4조8000억원 확대됐다. 은행 자체 주담대는 1조4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늘었고, 기타대출은 6000억원 감소에서 3조7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1조4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상호금융권 증가폭은 2조1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줄었지만 보험, 여신전문금융회사, 저축은행이 모두 증가 전환했다.
고액 연봉자 대출 한도 축소…신용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금융당국은 최근 주택 거래량 증가와 이미 승인된 집단대출 실행 확대에도 주담대 증가폭은 전월보다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5월 가정의 달 자금 수요와 주식시장 영향 등으로 한도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봤다.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향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등에 따라 출회된 매물이 시장에서 소화되는 과정에서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신용대출의 변동성도 계속 커질 수 있다"며 "전 금융권이 엄중한 경각심을 갖고 선제적인 가계대출 자율관리 조치를 더욱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은행권은 ▲고액 연봉자의 신규 신용대출 한도 축소 ▲신용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를 통한 상환 유도 등 자율관리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개별 은행들은 자체 관리목표와 경영전략 등을 고려해 세부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조치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가계대출 추가약정 위반 사례도 대거 적발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권에서 적발한 가계대출 추가약정 위반 건수는 총 1174건이다. 유형별로는 추가주택 구입금지 약정 위반이 1106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처분약정 위반은 56건, 전입약정 위반은 12건이었다.
가계대출 추가약정은 차주가 주택 관련 대출 등을 받을 때 기존 주택 처분, 추가 주택 구입 금지, 일정 기간 내 전입 의무 등을 금융회사와 약속하는 제도다. 위반이 적발되면 약정에 따라 대출 회수 조치가 이뤄지고, 신용정보원에 약정 위반 사실이 등록돼 향후 3년간 전 금융권에서 주택 관련 대출이 제한된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와 함께 추가약정 위반 여부를 상시 점검하고, 적발 건에 대해 대출 회수 등 사후조치가 빠짐없이 이뤄지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신 사무처장은 "지금은 관계기관과 전 금융권이 전력을 다해 가계부채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시점"이라며 "향후 가계부채 증가 추세가 안정화될 때까지 관리목표 미준수 금융회사에 대한 점검회의를 매주 개최해 관리계획 이행 현황 등을 집중 점검하는 가계부채 비상 관리체계를 가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에 대해 한 치의 흔들림 없는 일관되고 확고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향후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준비돼 있는 추가 대책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