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나스닥 상장 첫날 19% 폭등하며 월가에서 초호화 잔치가 벌어진 반면, 한국 투자자들은 물량을 단 1주도 배정받지 못하며 소외됐다. 사진은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 당일 스페이스X CEO 일론 머스크의 모습이 생중계되는 모습. /로이터=뉴스1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나스닥 상장 첫날 19% 넘게 폭등한 가운데, 뉴욕 월가에서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주도한 초호화 증시 데뷔 파티가 연이어 열렸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공모 물량 배정이 최종 무산되며 한국계 자금의 진입이 제한된 상황 속에서 현지 금융권은 억대 연회를 개최하며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성공을 자축했다.

13일(한국시각)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가 나스닥 상장 첫날 거래를 마친 뒤 뉴욕 맨해튼 금융 중심가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축하 연회가 잇따라 개최됐다.


IPO 공동 주관사를 맡았던 JP모건은 맨해튼 미드타운 본사 최상부인 57층에서 축하 행사를 열었다.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에게 몇 달 전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파티에는 스페이스X와 JP모건의 로고를 새긴 최상급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비롯해 '미래는 모두의 것' '스타십' '팰컨9' 등 이름을 딴 특제 칵테일과 '문 파이' '우주 아이스크림' '구름 솜사탕' 등의 디저트가 동원됐다. 사옥 외벽 디지털 사이니지에는 스페이스X 로켓이 발사되는 대형 영상까지 상영됐다.

IPO 대표 주관사인 골드만 삭스는 앞서 IPO 공모가가 결정된 지난 11일 밤 대규모 축하 행사를 열었다. IPO 당일에는 방문 고객들에게 소행성 모양의 마카롱을 나눠주기도 했다. 다운타운의 한 루프톱에서는 벤처 투자자 그룹이 단 30명만 참석하는 비공개 파티에 3만달러(약 4500만원)를 투입했다. 이 파티에서는 맥켈란 18년산 위스키와 돔 페리뇽 샴페인이 제공됐다. 칵테일용 얼음 조각마다 스페이스X의 'X' 로고가 새겨졌다.

그러나 월가의 초호화 연회는 고물가와 고금리로 신음하는 미국의 경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외신들은 "소비 지출 둔화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되는 시점에 금융권과 부유층만 호황을 누리는 격차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날 JP모건 본사 앞에서는 세계 최초로 자산 1조달러를 돌파하며 '조만장자'에 오른 일론 머스크와 월가를 직격하는 시민들의 기습 시위가 벌어졌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이스X가 나스닥에서 성공적으로 거래를 마치면서 머스크의 총자산 규모가 1조 500억달러(약 1594조원)에 달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아일랜드, 싱가포르, 대만 등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을 훌쩍 뛰어넘어 유럽의 자산 대국인 스위스의 GDP와 맞먹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