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4일 지난달 16일 진행된 '2026년 제13차 금통위 의사록'을 공개했다. 사진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원달러를 비롯한 환율이 표시된 모습. /사진=뉴스1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최근 원/달러 환율 움직임에 대해 내외금리차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의 리밸런싱과 외환시장 수급 요인이 단기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급 불균형이 완화되면 장기적으로는 경상수지와 금리차, 성장률 격차 등 경제 펀더멘털이 환율을 결정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놨다.

한국은행이 4일 공개한 지난달 16일 진행된 '2026년 제13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올해 1~5월 원/달러 환율 변동요인 분석 결과를 언급하며 "향후 환율 움직임은 내외금리차 축소보다는 대외요인 변화 등에 더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보인다"며 7월 환율 하락에 내외금리차 축소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질의했다.


이에 관련 부서는 "내외금리차는 여전히 환율의 중요한 결정요인"이라면서도 "금리인상 전망이 사전에 반영된 경우에는 금리차 수준 자체보다 향후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투자자들은 개별 국가 요인보다 미 달러화지수(DXY)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시기별로 환율을 움직이는 핵심 요인도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거주자의 해외투자가, 올해 초에는 중동전쟁이, 최근에는 국내 증시 상승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리밸런싱이 단기적으로 환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면 장기적으로는 경상수지와 내외금리차, 성장률 격차 등 경제 펀더멘털이 환율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 달러화 강세 완화·SK하이닉스 ADR 자금 유입에…환율 하락

금통위원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 배경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관련 부서는 "지난달에는 주가 상승에 따른 외국인의 리밸런싱으로 추가 선물환 매입이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주가 조정으로 역외 투자자의 선물환 달러 매입 수요가 크게 감소하면서 환율 하락 압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 달러화 강세 완화와 일본의 한·일 공조 발언,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관련 자금 유입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외국인 리밸런싱 규모는 국내와 글로벌 증시의 상대적인 상승폭, 반도체 업종 주가 흐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주식시장 변동성이 축소될 경우 환율도 점차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환율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한 금통위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뿐 아니라 비교역재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고, 관련 부서는 "외국인 국내소비 증가와 내국인의 해외소비 감소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크지 않지만 일부 상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위원은 최근 환율 상승이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질의했다. 이에 한은은 "환율 상승이 성장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과거보다 약화된 반면 물가 전가효과는 저인플레이션 시기보다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보다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외국인 리밸런싱에 따른 일시적인 원화 약세 압력이 있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원화 절상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금통위원들은 외환시장 구조 변화에 대한 연구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 위원은 환율의 구조적 상향 가능성을 언급하며 기존의 실물경제와 금리차 외에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과 재정정책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관련 부서는 "장기적으로는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펀더멘털이, 단기적으로는 자본유출입 등 수급요인이 환율을 좌우한다"며 "최근 원화 약세 역시 외국인 리밸런싱 등 단기 수급요인이 크게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