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와 국내 독자 기술로 무인기 엔진 2종의 시제 개발에 성공했다. 미래 전장 핵심 전력인 무인기 엔진의 국산화를 통해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하고 무인기 수출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7일 경남 창원1사업장에서 열린 '국산 장수명 항공엔진 초도시제 지상시험 착수식'에서 '저피탐 무인편대기용' 5500파운드 터보팬 엔진, '중고도무인기용' 1400마력 터보프롭 엔진을 공개했다.
저피탐 무인편대기는 KF-21 전투기와 연계해 정찰·전자전·공격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차세대 무인항공체계로 미래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중고도무인기(MUAV)는 장시간 비행하며 광범위한 지역을 감시·정찰하는 것이 특징이다.
단수명 항공엔진으로 분류되는 각종 미사일 엔진은 국과연 주도하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포함한 국내 업체들이 국내 기술로 개발에 성공해 양산까지 진행했지만, 수천 시간 이상 사용 가능한 장수명 엔진의 시제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무인기 엔진들은 현재 조립 완료 후 지상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향후 개발이 모두 완료되면 기존 국산화에 성공한 기체, 비행제어, 임무장비를 넘어 항공기의 '심장'이라 불리는 엔진까지 국내 독자 기술로 확보, 진정한 의미의 무인기 국산화를 달성하게 된다.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은 지난 6일 열린 사전 미디어 행사에서 "항공엔진은 기계공학의 꽃이라 불릴 만큼 고도의 정밀함과 극한의 기술력이 요구된다"며 "우리 스스로 엔진을 개발한다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국산 항공엔진 개발은 국내 항공산업의 자립성과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환점으로도 평가받는다.
항공엔진은 항공기의 성능과 작전 범위를 결정하는 핵심 구성품으로 주요국들은 국가 안보와 첨단 기술 유출 방지를 이유로 각종 규제를 통해 관련 기술 이전 및 수출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실제 미국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국내 기술로 개발한 KF-21, FA-50 등도 수출할 수 없다.
국산 전투기에 국산 엔진을 탑재하면 타국의 제재나 허가 없이 자유롭게 방산 수출 시장을 확장할 수 있다. 나아가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항공기·엔진·항전장비·무장' 등이 수직 계열화될 경우 가격·성능·정비 조건 등을 유연하게 조정해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1979년을 시작으로 47년간 다양한 항공 엔진 1만대 이상을 생산해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무인기 엔진 시제 개발을 통해 '설계·제조·시험'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의 전주기 역량을 입증했다. 향후 '스텔스 무인기'에 탑재되는 1만파운드 터보팬 엔진, KF-21을 포함한 차세대 전투기 탑재를 목표로 개발 예정인 '첨단항공엔진' 등 정부 주도 항공엔진 개발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김종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첨단항공엔진사업팀장은 "첨단 엔진을 개발하면 6세대 전투기용, 해군 함정용 등 다양한 파생 엔진으로 개발이 가능하다"며 "시장 확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국내 항공 산업 생태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