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경기 성남시분당갑)이 당내 비당권파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한동훈 무소속 의원(부산 북구갑)의 복당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추경호 대구시장 재판 증언을 둘러싼 사실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두 사람의 갈등도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안 의원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 안철수는 한동훈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을 공식적으로 반대한다. 그동안은 복당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추경호 시장 재판에서 증언한 뒤 상상도 하지 못했던 반응을 접했다. 한동훈 의원이 복당한다면 당이 얼마나 큰 혼란에 휩싸일지 그 예고편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먼저 사실관계부터 분명히 하겠다. 저는 추경호 시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24년 12월 3일 밤 직접 듣고 확인한 사실만 증언했다"며 "당시 당사에 함께 모여 있던 분들로부터 '먼저 당사로 가자고 한 것은 한동훈 당시 대표'라는 말을 들었고, 이후 당의 공식 자료를 통해 그것이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누구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오직 사실만을 증언했다. 그런데 한동훈 의원은 마치 제가 왜곡과 선동을 한 것처럼 몰아갔다"며 "사실을 사실대로 말한 증언을 허위로 둔갑시키는 것이야말로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이자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작 한동훈 의원은 같은 재판에 증인으로 여러 차례 소환되고도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할 말이 있다면 법정에 나와 증언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그날 밤 계엄을 막은 것은 결코 한동훈 의원 혼자가 아니다. 당시 우리 당 의원들도 표결 현장에 있었고, 당사에 남아 표결에 참여하지 못했던 의원들도 공동으로 계엄 반대 성명서를 냈다"며 "왜 그날의 역사가 오직 한동훈 한 사람의 영웅 서사가 돼야 하는가. 자신의 서사를 지키기 위해 사실을 증언한 동료 의원을 공격해도 되는가"라고 한 의원을 직격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의원이 당 밖에 있는데도 이 정도인데 복당하면 어떻게 될지는 불 보듯 뻔하다"며 "완장을 차고 자신의 입장과 조금만 달라도 공격 대상으로 낙인찍고 조리돌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의원은 이제 우리 당에 얼씬도 하지 말기 바란다. 창당을 생각하고 있다면 응원하겠다"며 "저는 한동훈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두 의원의 갈등은 지난 8일 안 의원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 심리로 열린 추경호 대구시장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 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불거졌다. 추 시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 의원은 법정에서 추 시장이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을 방해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하면서 "경찰이 국회 출입을 막고 있으니 당사로 모이자고 먼저 한 것은 한동훈 당시 대표라고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한 의원은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역사의 문제인 만큼 사실을 왜곡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맞받았다.

한편 한 의원에게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안 의원까지 복당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한 의원의 복당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가 복당에 부정적인 데다 비당권 대권주자로 꼽히는 안 의원까지 반대 입장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양측의 공방이 격화되면서 당내에서도 한 의원 복당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