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이 베트남과 태국, 중동 등 글로벌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주력 법인을 제외한 해외 법인의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이란 전쟁 등의 영향으로 중고차 수출까지 줄면서 수익성 확보에 고전하고 있다. 해외 시장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우려던 전략도 시험대에 올랐다.
롯데렌탈은 현재 베트남, 태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3개국에서 총 4개의 해외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과 태국에서는 주로 B2B 승용렌탈·통근버스 사업과 B2C 장기 렌터카 사업을, UAE에서는 중고차 수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문제는 사업 확장에도 불구하고 해당 법인들의 수익성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라는 것이다.
베트남 법인은 차량 대여를 담당하는 '롯데렌탈 베트남'과 운전기사 포함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롯데렌터카 VINA'로 구분된다. 롯데렌탈 베트남은 그나마 흑자를 내는 핵심 해외 법인이지만 매출이 10년째 2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매출은 275억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13억원으로 전년(29억원) 대비 56% 감소했다.
VINA 법인은 올해 1분기 1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69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VINA 법인은 사업 수행을 위해 별도로 설립된 보조 법인"이라며 "베트남 두 법인의 연결 기준 순이익은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수년간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 법인은 2016년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은 124억원, 순손실은 62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렌탈은 2021년 태국 법인에 유상증자 형태로 약 110억원을 수혈한 데 이어 2023년에는 700억원대의 채무보증까지 제공했지만 재무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매출 23억원, 순손실 1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293억원으로 VINA 법인보다 자본잠식 규모가 크다. 롯데렌탈은 현재 태국 법인의 경영 효율화를 위한 사업 다운사이징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2024년 설립한 UAE 법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해외에서 중고차 직접 판매를 확대해 해외 사업 전반의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나지 않고 있다. UAE 법인은 지난해 매출 147억원, 순손실 1억4637만원을 기록했다.
미국·이란 전쟁도 악재로 작용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중고차 물량 공급에 차질을 빚었고 급등한 해상운임도 수익성에 부담을 줬다. UAE 법인은 올해 1분기에만 1억7244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중고차 수출은 1005대로 전년 동기(1388대)보다 감소했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국제 정세 불안 등 대외 변수로 물류 정상화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전반적인 수출 물량이 감소했다"며 "현재는 중동 현지에 미리 확보해 둔 재고를 우선 소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 개척은 2023년 최진환 대표가 제시한 수익성 제고 방안 중 하나다. 당시 베트남 법인의 영업이익 확대와 태국 법인의 흑자 전환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지만 현재까지도 해외 사업은 기대했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렌탈의 해외 법인 매출은 총 1019억원으로 전체 매출(2조9187억원)의 3.5% 수준에 그쳤다. 해외 사업의 매출 기여도가 떨어지면서 국내 시장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