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의회 전경. /사진=고상규 기자

지방자치가 출범한 지 30년을 훌쩍 넘겼지만, 경기북부 지방의회들의 시계는 여전히 과거의 구태에 멈춰 서 있다.

전반기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밥그릇 싸움으로 임기 시작부터 파행과 공전이 거듭되면서 의정 공백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가장 심각한 곳은 남양주시의회다. 15일 현재 개원식조차 열지 못한 채 원구성 협상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어떻게 나눠 가질지를 두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민주당은 의장과 4개 상임위원장을 맡고 국민의힘에 부의장직을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은 부의장과 함께 상임위원장 2석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양측은 성명전을 이어가며 서로에게 양보를 촉구하고 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장기 파행 가능성도 제기된다.

갈등이 반복되는 대표적 사례인 의정부시의회 역시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과거 제6대 의회 당시 의장 선출 무효표 논란으로 원구성이 지연된 것을 시작으로, 7대 전반기에는 여야 대립으로 무려 108일 동안 의장단을 구성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8대와 9대에서도 갈등은 되풀이됐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9일 민주당 소속 조세일 의장이 선출되면서 이번 10대 전반기 원구성은 겨우 마무리됐지만, 이미 시민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실망감을 안긴 뒤였다.

현재 의정부시는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재정 건전성 확보, 광역교통망 확충, 도시개발, 기업 유치, 민생경제 회복 등 풀어야 할 시급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의회가 제 밥그릇을 챙기느라 골든타임을 허비하는 사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반면 고양특례시의회는 갈등을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내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난 14일 본회의를 통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을 원만히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돌입했다. 정쟁 대신 협치를 선택해 의회 운영을 조기에 정상화했다는 점에서 경기북부 지자체 중 단연 모범 사례로 꼽힐 만하다.

지방의회의 존재 이유는 의장직이나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하는 데 있지 않다.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정책을 발굴하고, 집행부를 견제·감시하라고 시민들이 권한을 위임한 것이다. 자리싸움으로 날을 지새우는 의회는 스스로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지금 경기북부 지방의회에 필요한 것은 당리당략을 버린 양보와 협치다. 정쟁보다 민생을 우선시하는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보여줄 때 비로소 땅에 떨어진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