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7월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보완수사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 위원장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는 여론이 찬성보다 우세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완수사권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의 수사가 미진하거나 부실한 경우 등에 검사가 직접 추가 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경찰 견제와 부실수사 방지를 위해 유지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61%였다. '기소·수사 분리 원칙에 따라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3%에 그쳤다. 16%는 의견을 유보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유지(46%) 응답이 폐지(39%)보다 높았다. 진보층 역시 유지 46%, 폐지 42%로 두 의견이 팽팽했다. 중도층에서는 유지론(64%)이 폐지론(23%)의 3배 수준이었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유지 81%, 폐지 8%로 격차가 가장 컸다.

지역별로는 민주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호남에서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55%로 폐지(28%)를 크게 앞섰다. 검사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부실수사 정황이 드러난 이른바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과 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의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보완수사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 위원장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사진=뉴시스

한국갤럽이 지난해 9월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는 검찰 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는 찬성 51%, 반대 31%였다. 한국갤럽은 "당시 민주당 지지층은 82%가 찬성했으나 이번 보완수사권 폐지안에는 그때만큼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형사소송법 개정 TF(태스크포스)를 중심으로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안은 검사에게 보완수사 요구권을 남겨뒀다. 하지만 최근 '장윤기 사건' 등을 계기로 당내 일각에선 일부 사건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제기됐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특정강력범죄, 아동·장애인·노인 학대, 가정폭력, 스토킹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보이스피싱·사기 등 민생 침해 범죄 ▲구속 사건, 공소시효 임박 사건 등 처리 시한이 촉박한 사건 등에 한해 보완수사권을 존치하고 해당 범죄는 검사에게 모두 송치하도록 하는 내용의 형소법 개정안을 별도로 발의했다.

당 밖에서도 완전 폐지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와 여성단체는 물론 대법원·법무부·대검찰청·공수처 등 4대 기관도 대안 없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당초 8·17 민주당 전당대회 전 보완수사권 폐지를 위한 형소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던 민주당도 국민 여론을 들으며 충분히 숙의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조정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1.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한국갤럽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