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우성빈 기장군수에게 방위산업체 풍산 이전 추진 과정을 설명하는 자리에 엉뚱하게 더불어민주당의 지역위원장이 배석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방위산업체 풍산 이전은 부산시와 기장군의 핵심 현안이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지난 15일 부시장급인 홍순헌 정책협치특보와 산업입지과장 등 실무 공무원 5명을 보내 그동안 풍산 이전을 반대해 온 우 군수에게 직접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상한 점은 이 자리에 풍산 이전과 관련한 기장군 담당부서 공무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이다.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은 최택용 더불어민주당 기장군지역위원장이었다. 군수 비서실 직원도 자리를 함께 했다.
최 위원장은 주민의 선택을 받은 선출직 공직자도, 채용과 임명을 거친 공무원도 아니다. 지역위원장은 정당 내부 조직상의 직책일 뿐 대외적으로 주민을 대표하거나 행정적 책임을 지는 공적 신분이 아니다. 당연히 기장군의 정책 결정에 관여하거나 부산시의 보고를 받을 아무런 법적·행정적 권한이 없는 인물이다.
아무리 비공개로 진행된 기초단체장 대상의 현안 설명 자리라 할지라도 공식 행정 공간인 군청 내에서 정책 실무자가 배제된 채 원외 인사가 배석해 시청 공무원들의 보고를 들은 것은 행정의 '공사 구분'을 무너뜨린 심각한 변칙이다. 특히 최 위원장이 차기 총선 출마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참관을 넘어 '특혜성 접근'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공교롭게도 최 위원장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일 열린 일광해수욕장 개장식 행사에서도 원외 인사인 최 위원장이 현직 부산시의원, 기장군의원 등 주민이 직접 뽑은 선출직 공직자보다 앞서 소개를 받고 축사를 해 지역 정가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이번 논란의 본질은 공적 권한과 책임이 없는 인물이 반복적으로 공식 의전과 정책 협의 과정에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주민들은 정책 결정 과정이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운영되는 것인지, 아니면 특정 정치인과의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기장군수와 지역위원장이 가깝게 지낸다는 이야기는 지역 정가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주민들이 선출한 것은 '기장군수'이지 특정 정당의 대리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 구분이 반복해서 흐려질 때 기장군의 정책 신뢰도 함께 흔들린다. 또 이런 문제가 반복적으로 계속된다면 법적인 문제로까지 확산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