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과 김승원 법사위 여당 간사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에 나섰지만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은 24시간 뒤 종결동의안을 처리해 개정안을 통과시킬 전망이다.

국회는 30일 오후 본회의에서 형소법 일부개정안을 상정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오후 4시5분쯤 반대 토론에 나서 필리버스터를 시작하자 민주당은 1분 뒤 필리버스터 종결동의안을 제출했다. 국회법상 종결동의안은 제출 24시간이 지나야 표결할 수 있어 오는 31일 오후 4시6분 이후 재적 의원 5분의 3(180명) 이상 찬성으로 필리버스터를 종료한 뒤 곧바로 개정안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국혁신당 등도 개정안에 찬성하고 있다.


형소법 개정안은 전날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주도로 처리됐다. 오는 10월2일 검찰청법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에 맞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게 핵심이다.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폐지하고 사법경찰관을 수사 주체로 일원화한다. 민주당이 추진해 온 검찰개혁의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검사에게 일부라도 보완수사권을 남길지가 막판 쟁점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한적 예외 허용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여권 내부에서도 공감론이 일었으나 '검사 수사권 완전 박탈'로 당론이 정리되며 개정안이 성안됐다. 검사는 원칙적으로 직접 보완수사를 하지 못하고 경찰에 요구하는 방식으로 관여한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제안설명에서 밝힌 개정안 골자는 ▲수사·기소 분리와 검사 직접수사권 폐지 ▲검사 직접 수사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재수사·시정조치 요구권 부여 ▲수사 전 과정 기록과 압수수색 영상녹화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검사 전건 송치 등 피해자 권리 강화 ▲재정신청 대상 확대와 공소기각 판결 사유 신설 등 5가지다.


김 의원은 "70년 만에 국민 기본권을 더 두텁게 보호하는 개정"이라며 "범죄에 대한 실효적 대응은 물론 국민의 인권 보장을 강화해 범죄 피해자의 절차적 권리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개정안을 '이재명 대통령 재판 지우기 법'이라며 반대했다. 공소기각 판결 사유 신설이 이 대통령의 형사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규탄대회에서 "재판을 없앨 궁리만 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검찰에 보복할 궁리만 하는 민주당 강경파의 더러운 이면계약이 국정을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보완수사권은 검찰의 권력이 아니다. 피해자를 지켜주는 수단이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도구"라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의원도 필리버스터에서 "이 법이 통과되면 국민과 나라가 망할 정도로 엄청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지적에 "대법원이 수십 년간 확립한 법리를 반영한 것"이라며 "올해 10월1일부터 시행되면 현재 재판 중인 모든 피고인에게 공평하게 적용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인을 위한 졸속 개정이라는 악의적 프레임에 의한 정치적 공세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다만 새 견제 장치가 수사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전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며 문제가 생기면 신속히 보완 입법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은 형소법 개정안을 처리한 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심사 기간을 최장 330일에서 90일로 줄이는 국회법 개정안도 상정한다. 상임위원회 심사를 180일에서 60일로, 법사위 심사를 9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은 이 법안에도 필리버스터를 예고했다. 다만 오는 31일 자정 7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면 필리버스터가 자동 종료돼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