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부동산 현안에 거취를 둘러싼 관측까지 겹치면서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잇따라 여름휴가를 취소했다. 사진은 이억원(왼쪽) 위원장과 이찬진 원장이 지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금융당국 수장들이 여름휴가 계획을 취소했다. 증시 불안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후속 조치에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금융의 역할을 주문하면서 당분간 자리를 비우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당초 이달 3일부터 7일까지 닷새간 계획했던 여름휴가를 취소했다. 새로운 휴가 일정은 아직 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예정했던 휴가를 취소했다.


이들의 휴가 취소 배경에는 최근 금융시장 대응과 대통령 주재 회의 이후 쏟아진 과제가 함께 꼽힌다. 금융당국은 증시 급락 이후 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제도 개선과 추가 보완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여기에 이 대통령이 지난 3일 해외 순방에서 귀국한 직후 부동산과 주식시장 관련 회의를 장시간 주재하면서 금융당국의 업무 부담도 커졌다. 회의에서는 주택 공급과 세제개편을 비롯한 분야별 후속 과제가 제시됐다. 특히 금융이 주택 공급대책의 장애 요인이 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주문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이를 대출 규제와 자금 공급이 주택 공급의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점검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주택 공급에 확실히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도 공급 확대에 걸림돌이 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주재 회의 이후 부동산과 세제개편 관련 후속 과제가 잇따라 내려오면서 금융당국 수장들이 휴가를 떠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설명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이 공급대책의 장애 요인이 되지 않도록 하라는 취지의 주문이 있었고, 부동산과 세제개편 등 숙제도 많이 내려왔다"며 "휴가를 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의 휴가 취소로 금감원 간부들의 휴가 분위기도 달라졌다. 통상 원장의 일정에 맞춰 휴가를 계획하는 임원과 간부들이 있지만, 이번에는 긴급 상황에 대비해 일정을 조정하거나 서울에 머무르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두 수장이 동시에 휴가를 접으면서 당국 안팎에서는 정책 현안뿐 아니라 거취를 둘러싼 관측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원장과 이 위원장을 둘러싼 교체·이동설이 제기되는 만큼, 금융시장 불안과 부동산 대책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리를 비우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다만 인사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위원장 거취와 관련해 내부에서 공유되거나 언급된 내용은 전혀 없다"며 "인사 내용은 실무선에서는 알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