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에서는 여름이 되면 연못을 가득 메운 연꽃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은 덕진공원. /사진=한국관광공사

깊어지는 여름을 따라 물 위로 연꽃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전북 전주에서는 도심 한가운데에서 초록빛 물결 사이로 스며든 연꽃을 만날 수 있다. 풍경의 속도에 맞춰 머물다 보면 계절이 빚어낸 전주의 다른 얼굴을 마주한다. 한국관광공사가 연꽃 향기와 물소리로 채워진 전주 여행지 3곳을 소개했다.

덕진공원

덕진공원에서는 연못 안쪽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를 걸으며 연꽃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도심 한가운데서 시민들의 산책과 휴식을 오랫동안 품어온 공간이다. 연못에서 연꽃을 따는 풍경을 뜻하는 '덕진채련'이 전주팔경으로 꼽힐 만큼 예로부터 전주를 대표하는 경관으로 사랑받았다. 여름이 되면 수면을 가득 덮은 둥근 연잎 사이로 짙은 분홍빛 연꽃이 피어나 화사함을 뽐낸다.

연못 안쪽으로 굽이치는 수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연꽃을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다. 키 큰 수생식물 사이로 좁게 난 길에서는 잎맥과 갓 맺힌 꽃봉오리까지 눈앞에 선명하게 드러난다. 바람이 불면 일렁이는 연잎 사이로 은은한 꽃향기가 번진다. 연못가에는 저마다 특징이 다른 정자도 이어져 산책 중 잠시 쉬어가기도 좋다

연화정 도서관

연화정 도서관은 덕진연못 한가운데 자리한다. /사진=한국관광공사

덕진연못 한가운데 있는 한옥형 도서관으로 연화교를 건너야 닿는다. 'ㄱ'자로 꺾인 단층 한옥 안에 서가를 갖춘 연화당과 문화 공간 연화루가 나란히 붙어 있다. 여름철 연잎이 물 위를 가득 채우면 검은 기와지붕과 분홍 연꽃이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전통 대문을 넘어 안으로 들어서면 굵은 기둥과 대들보, 촘촘히 뻗은 서까래가 한옥 특유의 운치를 자랑한다. 서가에 꽂힌 책들 사이로 공예품과 도자기가 여백을 두고 놓여 있어 전시장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든다. 격자무늬 창과 발 사이로 연잎이 가득한 수면과 짙은 녹음이 비쳐 들어 창가 자리에서 매력이 더욱 또렷하게 드러난다.

바람쐬는길

바람쐬는길은 전주천을 따라 뻗은 수변 산책길로 한벽당과 승암산이 어우러지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전주 한옥마을 인근 한벽굴(한벽터널)에서 전주자연 생태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이다. 물가를 따라 놓인 산책로에서는 전주천 물소리를 가까이 들으며 한벽당과 승암산이 겹쳐진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한벽당은 월당 최담이 조선 태종 때 세운 누각으로 예로부터 선비와 시인이 전주천 경치를 바라보며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한벽당 아래에는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한벽굴이 뚫려 있다. 일제강점기에 전라선 전주–남원 구간이 지어지면서 승암산 자락을 관통해 만든 인공 터널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여름 햇빛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낮게 매달린 노란 조명만 남는다. 걸음을 옮길수록 앞쪽 출구가 초록빛 점으로 커지며 시선을 붙든다.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