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모빌리티쇼 언론 공개행사가 열린 지난 6월2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BYD코리아가 독자적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기술 'DM-i'를 국내 처음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미국 자동차 딜러업계가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시장 진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규제 강화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중국 업체들이 유럽과 멕시코 등 주요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미국 자동차산업과 딜러업계에 미칠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자동차 딜러업계를 대표하는 전미자동차딜러협회(NADA)와 미국국제자동차딜러협회(AIADA)는 중국 자동차의 미국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행정부 정책과 입법 움직임에 잇따라 지지 입장을 밝혔다. 미국 정부가 고율 관세와 커넥티드카 규제 등을 통해 중국 자동차의 미국 시장 진입을 강하게 제한하는 가운데 업계가 추가 규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내 해외 자동차 브랜드 딜러를 대표하는 AIADA의 마이크 대로우 회장은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AIADA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차량을 생산하거나 판매하기 위해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미국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시장 진입을 영구적으로 제한하는 법안 통과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AIADA는 이달 초 '노 차이나 오토스'(No China Autos) 캠페인을 출범시키고 중국 업체의 미국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초당적 입법 활동도 지지하고 있다. AIADA 소속 딜러사는 9400여곳에 달한다.

대로우 회장은 중국 업체들이 막대한 정부 보조금과 과잉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저가 차량을 대량 공급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자동차 브랜드의 시장점유율 하락은 물론 딜러들의 수익성 악화와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AIADA의 주장이다.



중국 업체들의 해외 시장 확장은 미국 자동차업계의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AIADA와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포스(Dataforce)에 따르면 중국 브랜드의 유럽 판매는 올해 6월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으며 시장점유율은 10.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멕시코에서는 지난해 판매된 신차 5대 중 1대가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으로 나타났다.

NADA 역시 중국 업체의 미국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정부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 마이크 스탠튼 NADA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2월과 4월 열린 자동차 관련 행사에서 중국 업체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NADA에 따르면 소속 이사진의 95%가 중국 업체를 배제하기 위한 행정부 정책에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미국의 규제는 관세에서 커넥티드카와 공급망 규제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기본 관세 2.5%에 더해 최대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장벽을 높여왔다. 이와 함께 중국과 러시아에 연계된 특정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하드웨어의 거래를 제한하는 규정도 마련했다. 소프트웨어 관련 규제는 2027년식 모델부터 적용된다. 다만 중국산 자동차 전체를 일괄적으로 금지하는 방식은 아니며 특정 기술과 중국·러시아와의 연계 여부 등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지분율을 기준으로 규제 범위를 넓히는 입법도 진행 중이다. 미 상원 상무위원회는 지난 7월22일 중국과 연계된 커넥티드카의 수입·제조·판매 등을 제한하는 '커넥티드차량보안법'을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해외 적대국과 연계된 기업의 지분율을 기준으로 규제하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현재는 상임위 통과 단계로 최종 제정된 것은 아니다.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도 중국차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중국차 진입을 강하게 막으면서도 추가 규제를 이어가고 있다"며 "반면 유럽은 대응이 늦어 중국차 점유율 확대를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중국차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며 "국가 차원의 대책이 늦어지면 국내 자동차산업도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