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가 해체를 석 달 앞둔 CA협의체의 공동의장으로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를 선임했다. 임기는 짧지만 그룹 현안이 모이는 자리에 앉힌 것은 분할 이후를 대비해 카카오X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읽힌다. CA협의체의 주요 역할이 카카오X로 넘어가면 그동안 협의체를 이끌어온 정신아 대표는 카카오AI 경영에 집중하는 구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그룹은 지난 28일 그룹협의회를 열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결의로 김 내정자를 CA협의체 공동의장으로 확정했다. 김 내정자는 2001년 삼성SDS 선임컨설턴트를 시작으로 삼성증권 투자은행(IB)본부 이사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쳤다. 지난해부터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와 CA협의체 그룹투자전략실장을 겸임해왔다.
김 내정자의 합류로 지난해 3월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 정 대표가 홀로 맡아온 협의체가 공동의장 체제로 바뀌었다. CA협의체는 계열사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그룹 차원의 합의를 도출하는 기구다.
최근 카카오는 그룹 차원의 인적분할을 발표했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광고·커머스를 연결하는 사업을 맡는 카카오AI(대표 내정자 정신아)와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모빌리티 등을 담당하는 카카오X(대표 내정자 김도영)로 분리된다. 카카오는 내년 1월 인적분할을 마치면 CA협의체를 해체할 계획이다.
김 내정자의 공동의장 임기는 사실상 석 달인데, 카카오는 분할을 앞둔 전환기에 그룹 차원의 업무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IT업계에서는 조만간 사라질 기구에 김 내정자를 공동의장으로 선임한 배경에 주목한다.
인력 이동도 예정돼 있다. CA협의체 임원 상당수는 분할 뒤 신설법인 카카오AI가 아닌 존속법인 카카오X로 옮겨갈 것으로 알려졌다. 김 내정자가 남은 석 달 동안 이들과 함께 일하며 조직을 넘겨받는 구도다. 카카오 관계자는 "해체 후 인력 이동은 미정"이라며 "확정된 부분은 본사 소속 직원들은 카카오AI로 가고 근로조건 변동없이 포괄승계된다"고 말했다.
협의체 인력과 계열사 관리 기능이 카카오X로 옮겨가면 카카오X가 협의체의 역할을 상당 부분 이어받을 전망이다. 정 대표의 역할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조율은 카카오X가 맡고, 정 대표는 카카오톡과 AI 서비스를 축으로 한 카카오AI 사업에 역량을 모으는 방식으로 역할이 나뉘는 것이다.
IT업계에서는 CA협의체가 사실상 카카오X로 옮겨가는 만큼 그룹 조율의 무게중심도 김 내정자 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본다. 분할 이후 두 대표가 각각 플랫폼·AI 사업과 금융·콘텐츠 계열사 관리를 나눠 맡는 체제가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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