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영 KB자산운용 ETF마케팅실 팀장은 기존 금융 상품과 다른 문법을 RISE에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사진=KB자산운용


"ETF(상장지수펀드)는 광고를 보고 바로 사는 상품이 아니잖아요. 먼저 브랜드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이석영 KB자산운용 ETF마케팅실 팀장은 최근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KB운용 ETF브랜드 RISE(라이즈) 마케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상품 특징을 단순히 나열하기보다 투자자가 한 번 더 보고 기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RISE ETF 브랜드 디지털 마케팅과 콘텐츠를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셀럽, 예능 프로그램 포맷, 인공지능(AI), 캐릭터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서 RISE만의 브랜드 색깔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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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바지·계란판, 금융 광고 틀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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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례가 코미디언 이선민씨와 함께 진행한 '반.바.지.로' 캠페인이다. '반·바·지·로'는 반도체·바이오·2차전지·로봇의 앞글자를 따 만든 이름으로 주요 성장 산업을 투자자에게 직관적으로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사진은 KB자산운용 '반·바·지·로' ETF 캠페인. /사진=KB자산운용


광고에서는 이선민씨는 노란색 반바지를 입고 '반·바·지·로'와 'RISE'를 외치며 섀도복싱을 한다. 기존 금융 광고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인물과 퍼포먼스를 통해 투자자 시선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이 팀장은 "투자자들이 접하는 ETF 광고와 콘텐츠가 늘어난 상황에서 RISE만의 색깔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고 했다. 단순히 상품 특징을 전달하기보다 한 번이라도 더 관심을 갖고 기억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외에도 KB운용은 최근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활용해 상품을 알리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 9월 상장한 'RISE 글로벌AI낸드메모리반도체 ETF'의 경우 연애 예능 프로그램을 연상시키는 포스터 형식을 활용했다. 해당 상품 주요 편입 종목을 단순히 기업명과 비중으로 나열하는 대신 연애 예능 프로그램 출연진을 소개하듯 각각의 기업을 하나의 등장인물처럼 배치하는 방식으로 풀어냈다
KB자산운용은 연예 프로그램을 활용한 광고를 선보여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사진=KB자산운용


올해 2월 상장한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 를 선보일 때는 계란판을 광고 소재로 활용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5%, 단기 국고·통안채를 50% 담는 상품 구조를 친숙한 소재를 통해 직관적으로 전달했다. 이 팀장은 "전달하는 방식부터 바꿨다. 딱딱한 금융상품 설명서 대신 예능의 문법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상품인 만큼 정보 정확성을 우선한다는 원칙이다. 이 팀장은 "재미나 비주얼적인 화려함은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준법부서와 소비자보호부서 등과 협업해 소비자가 오인하거나 호도되지 않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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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팀원'처럼, 마케팅 범위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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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변화 중 하나는 AI 활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ETF 시장이 과거 B2B(기업 대 기업) 중심에서 개인투자자를 직접 상대하는 B2C(기업 대 소비자) 영역으로 빠르게 확대되면서 운용사가 담당해야 하는 마케팅 범위도 넓어졌다. 이에 빠르게 늘어나는 업무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AI 활용을 팀 전체에서 확대하고 있다.

이 팀장은 "운용사가 마케팅적으로 커버해야 할 범주가 점점 늘어나고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아지고 있다. 빠른 변화에 적응하고 대안을 확보하는 측면에서 AI를 하나의 툴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AI를 단순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아이디어 발굴, 경쟁사 콘텐츠 분석, 온라인 커뮤니티 내 상품 반응과 언급량 분석 등 마케팅 업무 전반에서 활용하고 있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AI를 단순한 광고 콘텐츠 제작 도구라기보다 정말 한 명의 팀원과 협업한다는 느낌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람이 일일이 살펴보기 어려운 영역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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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시장 성장, 브랜딩 경쟁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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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팀장은 최근 ETF 시장 성장과 함께 운용사들 브랜딩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운용 역시 기존 'KBSTAR'에서 'RISE'로 ETF 브랜드를 바꾸고 적극적인 브랜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팀장은 "2023년 이후 약 2년 동안 리브랜딩이 폭풍처럼 지나갔다. 상위권 ETF 브랜드 대부분이 리브랜딩을 진행했다고 봐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RISE가 '투자가 떠오를 때 생각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사진=KB자산운용


RISE는 단순히 이름만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 이미지와 콘텐츠, 광고 문구 전반적으로 투자자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작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마케팅 성과 역시 개인 순매수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신상품 상장 초기 순매수와 함께 콘텐츠 조회량, 검색량, 온라인 언급량, 투자자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이 팀장은 "브랜딩은 투자자에게 브랜드를 한 번 더 알리고 새롭게 만든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과정이다. 신상품은 상장 초기 시장 상황의 영향이 큰 만큼 종합적으로 마케팅 성과를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또 "어떤 투자를 고민할 때 'RISE를 한번 찾아볼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으면 한다. 부담 없이 언제나 함께할 수 있는 브랜드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