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 도중 수의 입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국회 운영위원회가 전두환·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의 제명 촉구 결의안을 여당 주도로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발언에 대한 비판과 의원직 제명은 별개라며 반발한 뒤 표결에 불참했다.

2일 국회에 따르면 운영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무기명투표를 진행해 총 16표 중 찬성 16표로 김 의원의 제명 촉구 결의안을 가결했다. 운영위원장인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의원에게 소명 기회를 줬으나 출석하지 않아 소명 절차를 생략한다고 밝혔다. 이번 의결은 제명을 촉구하는 것으로, 김 의원의 의원직을 박탈한 것은 아니다.



논란은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인 김 의원이 지난달 30일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전두환·윤석열 전 대통령의 행위가 내란이 아니라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불거졌다. 민주당은 전날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과 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7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반란수괴·내란수괴 등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민주당은 대법원 확정판결과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발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전두환의 내란은 정치적 평가 대상이 아니다. 사법적 단죄와 역사적 판단이 종결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김성회 민주당 의원은 "이번 김태규 의원의 망언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무엇보다 국회의원의 발언이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임미애 의원은 "김태규 의원을 즉시 원내수석대변인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당 윤리위에 회부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표현의 자유와 징계의 적정성을 문제 삼았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언제부터 민주당이 이렇게 말을 검열하는 정당이 됐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김태규 의원이 유튜브에서 방송한 그 발언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발언을 비판하는 것과 국회의원을 제명하자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라고 반박했다. 전날 발의한 결의안을 하루 만에 처리해야 할 긴급하고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내란 확정판결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양심의 자유,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한계와 비판에 있어서도 진영 논리에 좌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운영위는 안건 상정에 앞서 국회법상 20일의 숙려기간을 생략할지를 거수로 표결했다. 숙려기간 생략은 재석위원 23명 중 찬성 16명, 반대 7명으로 가결됐다. 이후 결의안 투표 과정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뒤 찬성 16표로 의결됐다. 실제 의원 제명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헌법 제64조에 따라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한편 김태규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비록 진의는 그렇지 않더라도 오해를 초래할 빌미를 제공한 부분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모두(冒頭)의 발언이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앞으로 표현에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