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을 신고한 뒤 해제하는 비율이 최근 5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일부 자치구에서는 거래 10건 중 1건꼴에 육박했다. 시세를 끌어올리기 위해 높은 가격에 거래를 신고한 뒤 해제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 및 해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 8만3776건 가운데 6419건이 해제됐다. 해제율은 7.66%로 2021년 해제율 3.41%(4만3431건 중 1479건)의 2.2배 수준이다.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에서 해제된 아파트 거래는 1만4254건에 이른다.
자치구별로는 구로구가 10.33%로 가장 높았고 성동구(10.32%)와 중구(10.12%)가 뒤를 이었다. 용산구(9.39%)와 강남구(9.31%), 강동구(9.03%), 서대문구(8.85%), 양천구(8.11%) 등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거나 선호도가 높은 지역도 8~9%대였다.
전국에서는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265만9444건 가운데 14만202건이 해제돼 누적 해제율이 5.27%였다. 연도별 해제율은 2021년 4.72%에서 2023년 4.62%로 주춤했다가 2024년 5.73%, 지난해 6.71%로 올랐다. 시도별로는 세종(6.45%)과 제주(6.38%), 부산(6.16%)이 높았다.
악용이 의심돼 수사에 착수한 사례도 있다. 국토부는 2023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서울에서 해제 신고된 거래 중 가격 띄우기가 의심되는 425건을 기획조사했다. 이 가운데 위법 정황이 짙은 8건은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부동산거래신고법은 재산상 이득을 노린 허위 신고를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황 의원은 "정부와 지자체는 아파트 거래 해제 건에 대한 전수 조사와 실태 파악을 실시하고 고의적인 시세 조작 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련 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해 시장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제율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시세 조작으로 단정하긴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전자계약서로 바꾸거나 계약 내용을 고치려고 계약을 해제한 뒤 다시 신고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계약 해제 4240건 가운데 92.0%(3902건)는 같은 거래인이 같은 매물을 같은 가격에 다시 신고한 사례였다.
서울시가 지난해 5~6월 해제 사유를 조사한 결과도 비슷하다. 강남구에서는 전자계약서 작성을 위한 해제가 35%로 가장 많았다. 계약일·중도금 지급일·명의자 등 계약정보 변경(30%)과 오기·누락 정정(26%)이 뒤를 이었다. 매도자와 매수자의 합의에 따른 해제는 6%였다. 성동구에서도 전자계약서 작성(31.9%)과 오기·누락 정정(32.8%)이 대부분이었고 합의 해제는 3.4%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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