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사 단계에 진입했다. 독일 개발사가 먼저 심사 단계에 들어서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의 미국 진출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을 겨냥한 개발사들의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포미콘은 지난 13일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FYB206'의 품목허가 신청서(BLA)를 FDA에 접수했다고 발표했다.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FDA 심사 단계에 접어든 첫 사례다. 포미콘은 FDA와 협의를 거쳐 통상 요구되는 비교 유효성 임상 3상을 생략하고 개발 기간을 단축했다. 2027년 3분기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키트루다는 미국 MSD(머크)가 개발한 면역항암제로 폐암과 흑색종 등 다양한 암종에 사용된다. 지난해 피하주사(SC) 제형을 포함해 316억8000만달러(약 42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세계 의약품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주요 물질특허는 한국에서 2028년 6월, 미국에서는 같은 해 12월 만료될 예정이다. 미국에는 2029년 추가 특허가 남아 있다. 특허 만료가 다가오면서 후발 기업들의 개발 경쟁에 속도가 붙고 있다. 세계적으로 최소 13개 기업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각각 'SB27'과 'CT-P51'을 개발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는데 미국과 유럽에서의 신청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언제 허가를 신청할지가 주목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27의 임상을 연내 마무리하고 내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상업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SB27은 글로벌 14개국 비소세포폐암 환자 555명이 참여한 임상 3상에서 24주차 객관적 반응률을 기준으로 키트루다와의 동등성을 확인했으며 임상 1상에서도 약동학적 동등성을 입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특허 만료 시점을 고려해 제품 출시에 문제가 없도록 품목허가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미국 허가 신청 일정은 내부 개발 전략에 따라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CT-P51의 글로벌 임상 3상 규모를 줄이며 개발 효율화와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미국 직판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상업화에 유리한 요소다. 지난 9월 미국 FDA 임상시험계획 변경 절차를 마쳤다. CT-P51 임상 3상 대상자는 기존 606명에서 220명으로 축소됐으며 별도로 진행한 흑색종 환자 228명 대상 시험에서 약동학적 동등성을 확인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임상과 미국 허가 신청 시점 등 구체적인 개발 일정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허가 이후 MSD의 특허 대응은 변수로 남는다. 주요 물질특허의 효력이 끝나도 다른 특허를 둘러싼 분쟁으로 출시가 지연될 수 있다. MSD는 후속 특허 방어와 함께 SC제형 '키트루다 큐렉스'의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키트루다는 글로벌 매출 규모가 가장 큰 바이오의약품 중 하나여서 특허 만료 이후에도 후속 특허와 제형 전환을 활용한 방어 전략이 강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소송이나 기업 간 합의 결과에 따라 바이오시밀러의 출시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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