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국내 허가를 시작으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세계 최대 매출 의약품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같은 오리지널 의약품을 겨냥한 만큼 효능보다는 개발 전략과 향후 생산·판매 역량에서 양사의 경쟁력이 갈릴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각각 'SB27'과 'CT-P51'의 국내 품목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양사 모두 흑색종과 비소세포폐암 등을 포함한 16개 적응증의 허가를 요청했으며 미국과 유럽 등으로 허가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키트루다는 미국 MSD(머크)가 개발한 면역항암제로 비소세포폐암과 흑색종을 비롯해 다양한 암종에 처방된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316억달러(약 48조원)를 기록하며 단일 처방의약품 가운데 세계 최대 매출 의약품에 올랐다.

주요 시장에서 핵심 특허 만료가 다가오면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의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키트루다 물질특허 만료 예상 시점은 한국과 미국이 2028년, 유럽 주요국이 2031년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키트루다 핵심 물질특허가 만료되기 전 허가를 확보해 시장이 열리는 시점에 빠르게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높은 수준의 유사성을 입증해야 하는 만큼 동일 성분 제품끼리 효능 차별화에 한계가 있다. 비슷한 시기에 허가와 출시가 이뤄진다면 판매가격과 이를 뒷받침하는 생산과 유통이 수익성과 점유율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강점은 상대적으로 풍부한 임상 데이터다. SB27은 임상 1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해 1상 163명, 3상 555명 규모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 흐름에 맞춰 CT-P51 3상 규모를 당초 606명에서 220명 안팎으로 줄인 셀트리온보다 많은 양의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아직 제품의 실제 판매까지 단계가 많이 남아 확답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면서 "풍부한 데이터를 향후 제품을 판매할 때 어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셀트리온의 강점은 상업화 기반이다. 자체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고 트룩시마·허쥬마·베그젤마 등 항암 바이오시밀러를 미국과 유럽 등에서 판매해왔다. 기존 생산기반과 직판망을 활용할 수 있다면 제품 출시 이후 시장 침투 측면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아직 허가 신청 단계라 상업화 전략을 공개하긴 어렵다"며 "자체 생산력과 직판망이 강점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넘어야 할 공통 변수가 있다. 키트루다 특허와 MSD의 피하주사(SC) 제형 확대다. 허가를 먼저 확보해도 실제 출시 시점은 국가별 특허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MSD가 기존 정맥주사(IV) 키트루다 환자를 SC 제형으로 빠르게 전환할 경우 바이오시밀러가 향후 공략할 IV 시장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양사의 국내 품목허가는 첫 경쟁 단계다. 향후 글로벌 허가와 특허 대응을 거쳐 실제 시장에 진입한 뒤에는 생산·유통 비용과 판매가격이 경쟁력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