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명단 공개를 앞두고 밸류업 공시가 마감일에 집중됐다. /사진=신재민 편집위원


오는 11월 한국거래소의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명단 공개를 앞두고 기업들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마감일에 집중됐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까지 PBR 개선계획을 제출한 계획은 총 62개사로 확인됐다. 지난 21일까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제출한 기업은 16개사에 그쳤지만 마지막 날인 22일 46개사가 추가됐다. 마지막 날에만 기존 제출 기업의 2.9배에 달하는 회사가 몰렸다.



이날 공시는 정규장 마감 이후에도 계속됐다. 오후 3시30분 정규장 마감 이후 추가로 28개 회사가 공시를 제출했고 서연과 에스디바이오센서, 우듬지팜 등은 오후 6시 넘어 PBR 개선계획을 내놨다. 기업들이 마지막 날 늦게까지 밸류업 공시를 내놓은 이유는 저PBR 기업 공개를 면제받기 위해서다.

거래소는 지난 9월 저PBR 기업 공표제도를 시행하며 업종별 PBR이 코스피에서 누적 3년 하위 25%, 코스닥에서 하위 10%에 해당하는 경우 저평가 상태가 이어진 기업을 선정해 명단을 공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명단에 공표된 기업은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에 공개되고 증권사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도 '저PBR 기업'이라는 표시가 붙는다.

계획에 따르면 오는 11월2일부터 첫 공표가 시작된다. 지난 22일까지 PBR 개선계획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1년간 저PBR 기업 공표 대상에서 제외된다. 누적 6년간 저PBR 요건에 해당하는 기업은 밸류업 공시를 해도 명단 제외 면제를 받을 수 없다.



이번에 PBR 개선 계획을 내놓은 곳은 당초 금융당국이 예측했던 숫자의 일부에 불과하다. 지난 7월 말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한국거래소의 간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저PBR 공표 대상 기업은 약 220개 수준이었다. 이 기준으로 추산하면 지난 22일까지 PBR 개선계획을 실제로 내놓은 기업은 대상 기업의 28%에 그친다.

기업들이 내놓은 개선계획에도 차이가 있었다. 지난 22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은 BNK금융지주의 경우 ROE(자기자본이익률) 10.5% 이상과 주주환원율 50% 이상을 약속했다. 무림그룹의 무림P&P와 무림페이퍼, 무림SP나 동국제강그룹의 동국홀딩스, 동국제강, 동국씨엠처럼 그룹사 차원에서 동시에 밸류업 공시를 낸 경우도 있었다.

원칙적인 계획에 그친 회사들도 있었다. 자사주 소각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 본업 경쟁력 제고처럼 기업가치 개선을 추상적으로 계획한 회사들도 있었다. 이 때문에 기업가치 제고 공시를 내는 자체보다 실효성 있는 공시를 작성하고 실제로 집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유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밸류업 공시 기업은 주가 수익률이나 PBR 측면에서 미공시기업 대비 유의미한 초과 성과를 보인 것이 확인됐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실효성 있게 안착하기 위해서는 자발적 공시 독려를 넘어 실질적인 성과를 보인 기업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등 관련 정책이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