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금융당국 수장들이 사과했다. 사진은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는 모습. /뉴시스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과정과 투자자 보호 등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금융당국 수장들이 사과했다.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졸속 심사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국정감사에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발생한 투자자 손실을 언급하며 금융당국 대응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6조313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손실이 발생했다. 아직까지 책임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의사결정 과정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이 지난 21일 정무위 소속 의원들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 출시 이후 8월14일까지 개인투자자 손실은 총 6조313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 의원은 "출시 당시 보호장치도 기본예탁금 1000만원과 교육시간 1시간이었다. 사실상 진입장벽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굉장히 무거운 마음이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 측면에서 더 세심하고 정교하게 챙겨보겠다"고 밝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이고 앞으로 금융감독기구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되새기고 뼈저리게 돌이켜보겠다"고 말했다.

상품 출시 과정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통상 60일가량 걸리는 상장 관련 심사 절차가 29일 만에 마무리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금융위가 제시한 출시 일정에 맞추기 위해 심사를 서두른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 원장은 "법상 증권신고 심사기간은 15일로 상품 구조와 핵심 위험을 엄정하게 심사해 기간에 맞춰 수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 예비상장심사를 마치고 증권신고서가 접수되는데 이번에는 곧바로 접수된 부분이 있어 빨리 진행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이 당초 정책 목표였던 해외 투자자금 유출 억제에 실질적인 효과를 거뒀는지를 두고도 의문이 제기됐다. 국감에서 제시된 6개 증권사 자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월평균 순매수액은 상품 출시 전인 올해 1~5월 2조3491억원에서 출시 이후인 7~8월 2조8164억원으로 약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화 환전 순매입액도 약 1.6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위원장은 "상품이 출시되지 않았다면 시장이 어떻게 됐을지까지 봐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다. 미국과 국내 시장 상황에 따라 자금 흐름이 달라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자료와 정책 효과를 추가로 살펴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개인투자자 피해에 대한 보상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월8일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가격 괴리와 관련해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 간 보상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기관 손실은 착오매매 정정으로 보전해 줬는데 개인은 다음 날 40% 넘는 손실을 그대로 떠안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차별적인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는 상태"라고 답했다. 이어 유동성공급자(LP)의 주문 취소로 공백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조사 결과와 처리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품 폐지 여부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이에 이 위원장은 "지금 상품을 폐지하는 것은 재산권 문제가 있다. 여러 조치를 통해 안정화된 상황이지만 계속해서 고민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