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은 왜 소아응급실까지 압수수색에 나섰을까?'
지난달 30일 경기남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 수사관 4명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려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 들어간 뒤 한 달이 지났지만, 이 질문의 답은 여전히 선명하지 않다. 경찰은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적법하게 집행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아주대 의료진을 비롯한 의료계는 생사가 걸린 응급실을 일반 사무실처럼 수색했다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압수수색의 파장은 아주대 소아응급센터 전문의 9명 가운데 센터장을 포함해 7명이 사직 의사를 밝히는 사태로 이어졌다. 아주대병원은 올해 보건복지부의 권역응급의료센터 재지정 평가에서 전국 2위를 기록한 곳이다. '전원 환자 수용 분담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는 다른 병원에서 치료하기 힘든 응급환자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느냐를 보여주는 지표다. 아주대병원은 경기 남부권의 중증 소아응급환자를 도맡고 있어 이번 사태가 소아응급 진료 공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생후 4개월 영아가 숨졌다
이 사태의 시작은 지난 7월1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에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생후 4개월 된 영아가 들어왔다. 소아신경과에서 청색증이 확인돼 응급센터로 옮긴 것. 입술이나 피부가 파래지는 청색증은 산소가 부족할 때 나타난다. 의료진은 응급처치를 시도했지만 결국 영아는 숨졌다.
이에 유족은 병원 측에 경찰을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병원 직원이 112에 신고하자 수원영통경찰서에서 6명이 현장에 출동했다. 유족은 이때부터 의료과실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찰은 다음 날 병원 측에 공문을 보내 CCTV를 확인했다. 수원영통서 관계자는 "(당시 수사는) 사망 관련 초동조치로 의료과실 수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 달 반이 지난 8월27일 유족은 의료진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수원영통서는 고소인 조사 뒤 지난달 4일 이 사건을 의료사고수사팀이 있는 경기남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로 넘겼다. 광수대 의료사고수사팀은 같은 달 12일 수원지검(현 수원지방공소청)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이 이를 받아들여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영장 발부 13일 만인 지난달 30일 수사관 4명을 보내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를 압수수색했다. 의료계의 강한 반발을 부른 대목이다.
이에 유족은 병원 측에 경찰을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병원 직원이 112에 신고하자 수원영통경찰서에서 6명이 현장에 출동했다. 유족은 이때부터 의료과실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찰은 다음 날 병원 측에 공문을 보내 CCTV를 확인했다. 수원영통서 관계자는 "(당시 수사는) 사망 관련 초동조치로 의료과실 수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 달 반이 지난 8월27일 유족은 의료진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수원영통서는 고소인 조사 뒤 지난달 4일 이 사건을 의료사고수사팀이 있는 경기남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로 넘겼다. 광수대 의료사고수사팀은 같은 달 12일 수원지검(현 수원지방공소청)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이 이를 받아들여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영장 발부 13일 만인 지난달 30일 수사관 4명을 보내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를 압수수색했다. 의료계의 강한 반발을 부른 대목이다.

응급센터 압수수색은 정당했나
경기남부경찰청은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기에 앞서 병원 측에 별도의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수사 협조를 요청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병원으로부터 임의제출 방식으로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요구하지 않은 채 곧바로 강제수사를 택한 셈이다.
광수대 관계자는 동행미디어 시대에 "임의제출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압수수색의) 사유가 없었다면 영장이 발부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공소청 관계자도 영장 청구 사유에 대해 "필요성과 상당성이 있었다는 원론적 입장 외에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양쪽 모두 구체적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압수수색 상황을 두고 경찰과 병원 측의 설명은 크게 다르다. 경찰은 "환자가 없는 빈 공간부터 수색했고 환자가 있는 곳은 약 4시간을 기다린 뒤 진료가 끝나고 들어갔다"고 밝혔다. 경찰이 기록한 응급센터 내 체류시간은 17분이다. 응급센터 내 진찰실 2곳에 있는 컴퓨터를 탐색하는 데 15분, 처치실 내부 현장 사진을 찍는 데 2분이 걸렸다는 것이다.
반면 의료진은 당시 응급 환자를 처치하고 있었음에도 처방 업무에 사용하는 컴퓨터를 경찰이 확인하면서 약 1시간30분간 진료 업무에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이지숙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장은 지난 15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생후 6개월 정도 된 환아가 1시간 이상 경련을 일으켜 모든 간호사들이 치료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경찰이) 응급실에 들어왔다"고 반박했다. 이 센터장은 사직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의료사고 규명의 핵심 자료인 전자의무기록(EMR)에 대해서도 경찰과 의료계의 시각이 엇갈린다. 의사 출신인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EMR 차트는 위·변조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과거 다른 의료기관을 수사했을 때 이미 제출된 자료가 변작되거나 삭제된 정황이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함영욱 경기남부청 광역수사단장도 지난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전자의무기록의 원본성과 무결성을 확보하고 법정에서 증거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포렌식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광수대 관계자는 동행미디어 시대에 "임의제출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압수수색의) 사유가 없었다면 영장이 발부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공소청 관계자도 영장 청구 사유에 대해 "필요성과 상당성이 있었다는 원론적 입장 외에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양쪽 모두 구체적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압수수색 상황을 두고 경찰과 병원 측의 설명은 크게 다르다. 경찰은 "환자가 없는 빈 공간부터 수색했고 환자가 있는 곳은 약 4시간을 기다린 뒤 진료가 끝나고 들어갔다"고 밝혔다. 경찰이 기록한 응급센터 내 체류시간은 17분이다. 응급센터 내 진찰실 2곳에 있는 컴퓨터를 탐색하는 데 15분, 처치실 내부 현장 사진을 찍는 데 2분이 걸렸다는 것이다.
반면 의료진은 당시 응급 환자를 처치하고 있었음에도 처방 업무에 사용하는 컴퓨터를 경찰이 확인하면서 약 1시간30분간 진료 업무에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이지숙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장은 지난 15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생후 6개월 정도 된 환아가 1시간 이상 경련을 일으켜 모든 간호사들이 치료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경찰이) 응급실에 들어왔다"고 반박했다. 이 센터장은 사직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의료사고 규명의 핵심 자료인 전자의무기록(EMR)에 대해서도 경찰과 의료계의 시각이 엇갈린다. 의사 출신인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EMR 차트는 위·변조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과거 다른 의료기관을 수사했을 때 이미 제출된 자료가 변작되거나 삭제된 정황이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함영욱 경기남부청 광역수사단장도 지난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전자의무기록의 원본성과 무결성을 확보하고 법정에서 증거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포렌식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응급의료 현장 압수수색은 9년 만
응급의료 현장 압수수색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은 기록으로 확인된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이 최근 10년간 응급실·응급의료센터·중환자실·수술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또는 검증영장을 집행한 사례는 단 1회뿐이다. 9년 전인 2017년 12월 신생아 4명이 집단 사망했을 당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을 압수수색했다.
의료계에선 아주대병원 사건이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처럼 강제수사가 필요한 사건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계의 반발을 의식해 이번 국감에서 "경찰청과 협의해 의료사고 수사 및 압수수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응급센터 압수수색이란 이례적 판단을 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의료계의 집단 움직임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사과를 거부해 사태를 악화시키기도 했다. 의료과실 수사에 착수한 지 두 달이 넘도록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경찰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내놓든 의료계의 반발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에선 아주대병원 사건이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처럼 강제수사가 필요한 사건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계의 반발을 의식해 이번 국감에서 "경찰청과 협의해 의료사고 수사 및 압수수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응급센터 압수수색이란 이례적 판단을 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의료계의 집단 움직임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사과를 거부해 사태를 악화시키기도 했다. 의료과실 수사에 착수한 지 두 달이 넘도록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경찰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내놓든 의료계의 반발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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