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균 서울연구원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연구원 원장실에서 동행미디어 시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조현호 기자


글로벌 문화의 중심 도시 서울.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 다양한 문화가 꽃피우고 있지만 이면에는 기후변화와 고령화·저출생, 주거난 등 복잡한 도시문제가 있다. 서울시 정책의 싱크탱크로서 다양한 정책 제안을 하는 서울연구원은 2023년 서울기술연구원과 통합해 과학기술을 아우른 시정 연구기관으로 전환했다. 2024년부터 연구원을 이끌어온 오균 원장은 중앙정부에서 사회복지, 도시공간 등 국가 종합행정을 두루 거쳤다. 오 원장은 "연구원이 기술과 혁신을 빠르게 수용해 서울의 주거 문제와 돌봄·안전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하는 싱크탱크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 서울의 최대 경쟁력과 중점 사업은 무엇인가.
▷'한강 사업'이다. 전쟁 때 폐허가 된 한강이 세계인의 명소로 발전했다. 얼마 전 상하이에서 한강과 황푸강을 비교한 세미나를 진행했다. 상하이는 수운(강을 통한 물자 이동) 중심으로 발달해 교량이 적고 선박 운항이 활발한 장점이 있다. 한강은 여가와 축제 등 문화 기능이 뛰어나다. 한강버스 등 수상교통을 활성화하고 잠수교 보행공간 전환, 노들섬 예술·문화공간 조성, 여의도·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중점으로 추진해야 한다.

- 최대 난제는 주택 공급일 것이다.
▷1980~1990년대 고도 성장기에 지은 다세대·다가구·연립주택(빌라)들이 노후화돼 재건축·재개발(정비사업)이 불가피한 사례들이 많다. 철거부터 신축까지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공급 공백과 이주 수요에 따른 전월세 불안을 막으려면 지역 단위로 시기를 조율해야 한다. 재개발의 공공성과 조합 수익이 충돌하는 문제는 절충안이 필요하다. 기부채납 선택지를 공공임대주택만이 아니라 도로, 주차장, 보육시설 등으로 넓혀야 한다.

- 모빌리티 기술 구현에서 제도의 한계는.
▷자율주행과 로봇·드론 등 서비스가 발전하려면 기술 속도에 맞춰 규제를 개혁하고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버스는 여객자동차법, 철도는 철도사업법, 도로는 도로법과 같이 단일 수단·목적으로 법을 운영한다. 수요응답교통(DRT) 등 경계를 넘나드는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법과 제도 기반이 부족하다. 2023년 시행된 모빌리티혁신법처럼 기존 제도 공백을 파고든 제도를 설계하는 역할을 하겠다.
오균 원장은 서울의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건축·재개발 이주 시기를 조율해 분산하고, 사업성을 높이는 공공임대 비율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조현호 기자


- 서울기술연구원과 통합 후 달라진 점은.
▷도시문제 해결에서 과학적이고 실효성 있는 연구에 집중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와 디지털트윈을 연구에 접목해 정확성을 높였다. 교통량 예측과 범죄 예방, 기후위기 대응, 기반시설 안전관리 등에서 데이터 분석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AX(AI 전환) TF를 구성해 자료 탐색과 반복 행정을 줄였고 정책 대안을 연구하는 데 더 집중할 수 있었다.

- '글로벌 톱(Top)3 도시, 삶의 질 특별시' 세부 과제는.
▷서구 중심의 도시 평가 지표를 벗어나기 위해 시민 일상과 삶의 질, 포용적 가치를 반영한 글로벌 도시평가지수를 서울대와 협력해 개발 중이다. 정부에 오래 근무하며 느낀 점은 좋은 정책도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방향을 잃지 않는 것이다. 기존의 평가가 경제 규모에 주목했다면 앞으로는 도시가 시민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자유와 포용, 일상의 안녕을 가치로 시민이 건강한 삶을 누리고 이웃과 연결되는 정책을 고민하겠다.

[오균 원장 프로필]
1962년생, 한국외대 법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학 석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법학 석사, 제29회 행정고시 합격, 2013~2015년 대통령비서실 국정과제비서관, 2015~2017년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2024년 2월~현재 서울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