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출근길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뉴시스


간호사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병원장에게 녹음파일을 보내고 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냈다. 돌아온 건 동료들 앞에서의 조롱과 업무 배제, 두 차례 정직이었다. 법원은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는 간호사 A씨가 당시 병원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2023년 11월 병원장이 A씨에게 위자료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20년 1월 병원 행정부장은 간호과 단체 대화방에서 "하극상이라는 말 아시냐"며 "모르실까 봐 국어사전을 첨부한다"고 공지했다. A씨가 병원의 부당한 조치를 해명하기 위해 병원장에게 녹음파일을 보내자 벌어진 일이다.

얼마 후 병원장은 A씨를 병동에서 빼 체온 측정만 맡기고 컴퓨터와 책상도 내주지 않았다. 충격을 받은 A씨가 메신저를 통해 연차를 쓰자 병원장은 이를 무단결근으로 보고 직무태만 등 명분으로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후 업무에 복귀하자 다른 사유를 들어 정직 3개월을 내렸다. 노동위원회는 업무 배제와 두 차례 정직을 모두 부당하다고 판정했다.

법원은 병원 측 조치에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연차를 알리고 쉰 것까지 무단결근으로 삼은 정직처분도 과도한 징계라고 판단했다. 특히 두 번째 정직처분에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징계"라고 짚었다.

정봉수 강남노무법인 노무사는 동행미디어 시대에 "가벼운 괴롭힘 사건의 위자료는 보통 200만~300만원선이다. 3000만원 지급 판결은 굉장히 큰 금액"이라며 "사업주가 보복도 하고 연속적으로 부당한 징계를 내렸다는 점이 고려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