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던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사는 행복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도 현실의 벽은 높다. 하지만 자신의 피와 살과 마음을 하나로 관통할 만큼의 짜릿한 무언가를 한다는 즐거움이 그들을 생동하게 한다.


꿈을 실현시키며 밥벌이를 하는 17인의 젊은 예술가들. 벌이와 살이를 통합시킨 그들이 털어놓는 뜨거운 이야기를 들어보자.


◆행복 충전! 울림이 있는 글귀

 

#1. 돈, 명예, 권력, 이런 게 세상에서 말하는 성공의 지점인데 제게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제 경우엔 창조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 순간 성공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당장 오늘밤에 뭔가를 하나 써냈다면 그 순간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죠. 제게 성공의 뉘앙스는 그런 거예요. 저 멀리 있는 성공, 꼭 성공하고 말겠다, 이런 게 아니에요.-시인 김경주

 

#2. 많은 곳에서 여러 종류의 제의가 들어오는데 모두 거절하고 있어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제 다음 작품을 하게 될 날이 2년 후가 될지, 5년 후가 될지, 10년 후가 될지. 또 다시 제 안에서 뭔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이 생길 때, 그림을 그리든 노래를 부르든 영화를 찍든, 그때 가서 생각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진짜 제 가치관으로 살아갈 수 있는 나이는 아직 저에게 오지 않았어요 전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지금까지 했을 뿐 아직 어떤 시작도 하지 않았거든요.-영화감독&배우 양익준

 

#3. 명문대 나와서 훗날 임대아파트 갖는 것에 목숨 거는 바보. 곰사장은 그런 사람 같았다. 그래서 다른 사장, 이를테면 금고에 돈이 넘쳐나는 이 땅의 수많은 '사장님'들보다 더 아름다워 보였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밥을 벌고 고생스러워도 나름의 꿈 하나를 바라보며 인내하는 삶을 어찌 찬미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를 만나고 나오면서 크게 외쳐보고 싶었다.

‘청춘들이여, 오늘은 비록 싸구려 커피를 마실지언정 내일의 꿈을 잃진 말자!’고. -붕가붕가 레코드 고건혁

 

#4. 어느 날 발견한 '스태프 모집' 구인광고. 경력자를 뽑는다는 자격조건에도 굴하지 않고 그녀는 그곳을 찾아간다. 만약 그녀가 '경력자 모집'이란 문구에 스스로 코가 쭉 빠져 포기해버렸다면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행동개시의 달인. 그녀는 게으르게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느니 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쪽을 택했다. -아트디렉터 김소영

 

#5. 내 인생에서 아직 한번도 해보지 않은 게 있어. 뭔 줄 알아? '후회'야. 가령 A와 B라는 길 중 내가 선택한 B라는 길이 꼭 제대로 된 길이 아닐 수도 있어. 하지만 좀 돌아가는 그 길 역시 내가 택한 길인 이상 후회만큼은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 그건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거야. 과정이 있을 뿐 나에게 후회란 없어. -개그맨 한민관

 

#6. 취미로 하겠다는 순간 그것밖에 안 돼요. 모든 걸 걸겠다고 해도 힘든데 취미로 하겠다고 하면 더 이상 볼 것도 없죠. 자기만족도 안 돼요. 취미로 만든 곡에서 절실함이 묻어나겠어요? 절대 불가능하죠. 그리고 어떤 끝을 보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때까진 정말 우유부단하게 살았어요. 움켜쥔 게 하나도 없었죠. 개인적으로 목숨을 다해서 모든 걸 바쳐서 이뤄낼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어요. -밴드 국카스텐

 

#7. 스스로 '욕심 부리지 말자'라는 문구를 많이 되새겨요.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슬픔은 자기가 만들어낸다고 하더라구요. 그 슬픔이 바로 '채워지지 않는 욕심'에서 비롯된다고 나와 있었어요. 언제나 스스로에게 충고하듯 생각해보곤 해요. -뮤지컬 배우 김산호

 

#8.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함께 노래를 만들거나 공연해보고 싶은 꿈은 있어요. 하지만 어떤 구체적인 건 없죠. 시간에서 자유로워지고 싶거든요. 미래를 보면서 지금의 삶을 사는 것도 아니고 과거에 얽혀서 피하면서 살기도 싫어요. 음악을 하고 싶은 상황인데 마침 기회가 주어져서 열심히 할 뿐이죠. -싱어송라이터 최고은

 

#9. 내 마음에 드는 진짜 좋은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인생에서 그런 기회가 한 번쯤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부적, 외적 조건이 맞아 떨어져서 더 이상 잘하기 어려운 그런 작품이요. 지금까지는 정말 하고 싶어서 한 작품은 없다고 봐요. 연재 제의가 와서 부랴부랴 시작하거나 과제 제출을 위한 것이었으니까요. 길게 생각해서 끄집어낸 적은 없어요. 가장 부끄러운 점이죠. -만화가 최규석

 

#10. 자주 상상하곤 해요. 아마 평범하게 회사 다니면서 밥벌이하고 살겠죠. 그러면서 아쉬워하겠죠. 나도 그림 그렸으면 잘했을 텐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요. 주변에 그런 사람이 많아요.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이요. 너무 안타까워요. 아마 자기 적성과 특기를 살렸으면 잘하고 있을 사람들인데 말이죠. 해보고 싶은 게 있으면 해봐야 하지 않겠어요? -그래피티 작가 JNJ CREW

 

#11.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람이 다른 이가 아닌 바로 당신일 수 있다'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롤러코스터는 원래 없는 길이었죠. 하지만 오랜 시간끝에 공중에 무에서 유가 창조된 장소 중 하나잖아요. 많은 시간과 인력, 오차없는 계산이 필요했을 거예요. 하지만 그만큼 짜릿한 즐거움이 있죠. 혹 용기가 없어 꿈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라고 하고 싶어요. "당신은 간절히 원합니까?" 그 물음에 답할 수 있다면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명백해지지 않을까요. -포토그래퍼 전소연

 

#12. 내가 생각했던 소신대로 내 꿈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해요. 계획했던 일들은 의외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러들이 생기죠. 그 모든 에러를 이겨내서 처음 계획했던 꼭지점에 다다르는 것이에요. 내가 계획해둔 모든 프로젝트들이 그대로 진행된다면 내 꿈에, 성공에 가까워지는 삶이 될 것 같아요. -팝아티스트 낸시 랭

 

#13. 무언가를 하려면 전문가가 돼야 해요. 깊지는 않아도 두루 아는 게 중요한 시대이긴 하죠. 하지만 한 분야를 알려면 적어도 10년 정도는 필요한 것 같아요. 10년 하면 맛을 조금 볼 수 있는 거죠. 쉽게 포기하고 딴 거 해봐도 결과는 똑같아요. 똑같이 버티지 못하죠. 깊이는 시간이 담보하는 거예요. 계속 고민하고 투쟁해야죠. 자기를 이겨야 해요. -현대음악 작곡가 신나라

 

#14. 여자의 활동영역은 넓어졌고 원한다면 높은 사회적 지위도 가질 수 있는 세상이죠. 하지만 여성 스스로의 의식은 많이 안 바뀐 것 같아요. 결혼을 중심에 두고 다른 걸 생각하죠. 자기 인생의 스케줄부터 짜는 게 아니라 결혼을 가운데 두고 나머지를 주변으로 생각하죠. 그러다 보면 기회를 놓지는 거죠. -큐레이터 몰라

 

#15. 저는 세상 사람들이 '사는 대로 생각'해버리는 삶이 아닌 '생각한 대로 사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마음속으론 100가지를 생각하고 꿈꾸지만 실천에 옮기는 건 한두가지에 불과하잖아요. 뭔가를 망설이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용기를 내어보세요. 세상은 비주류들의 이끌어 간다는 말이 있거든요. -라퍼커션 리더 전호영

 

#16. 밥벌이가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것 아닐까요. 대표님한테 혼난 적이 있어요. 새벽에 환경미화원을 보면서 불쌍하다고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대표님이 그 사람들이 불쌍한 게 아니라 사지가 멀쩡한데도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불쌍한 거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맞는 말 같아요. 건강한데 일하지 않는 사람보다 몸이 좀 아프고 힘든 직업을 갖고 있어도 일하는 게 행복한 것 같아요. -영화배우 한지민

 

#17. 누구든지 하나의 장점은 있는 것 같아요. 자기 강점을 살리는 게 중요하죠. 저는 취재보다는 글 쓰는 게 더 편하고 재미있어요. 글을 통해서 나를 드러내는 거잖아요. 그러려고 기자가 돼서 내 이름을 걸고 기사를 쓰는 거고요.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박선희

 

◇홍희선, 김대욱 지음 / 넥서스BOOKS 펴냄 /316쪽 /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