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의 해인 2010년 새해, 호랑이의 우렁찬 기상을 담은 금융 신상품이 증권가에 뜬다.

인수합병(M&A)를 조건으로 특별 상장되는 스팩(SPAC · 기업인수목적회사)과 특정 종목에 중점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인 기업재무안정펀드가 대표적이다.

이들 상품은 그간 기관들과 큰 손들만 접근 가능하던 투자 방식을 일반 개인투자자들에게 열어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참신한 금융 신상품을 기다려왔던 적극적인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개인의 M&A 투자시대 '활짝'

'어~흥! 새해엔 기업 사냥에 나서볼까?'

스팩은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공모해 비상장 우량업체를 합병하는 방식의 M&A를 조건으로 특별 상장되는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회사)를 이른다. 이를 통해 개인투자자도 소액자금으로 용이하게 M&A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12월15일 업계 첫 스팩인 '그린코리아기업인수목적회사’의 설립 등기를 마쳤다. 설립 주주로는 산업은행·사학연금·그린손보·신한캐피탈·KT캐피탈·IMM인베스트먼트 등 7개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했으며, 공모 규모는 500억~1000억원이다.

합병 대상은 녹색성장기업과 신성장 잠재력을 가진 제조업체, 폐기물 및 환경복원을 하는 기업들이다.

동양종금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12월21일 각각 동양밸류오션기업인수목적회사와 미래에셋 1호 기업인수목적회사를 설립했고, 이어 현대증권도 스팩 설립 등기를 마쳤다. 이밖에도 여러 증권사들이 스팩 설립에 동참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스팩을 도입한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우리나라는 도입이 늦은 대신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여주형 동양종금증권 IB본부 과장은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가 반드시 발기인으로 참여토록 의무화돼 있어 M&A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창 대우증권
PI부 팀장은  "스팩은 합병으로 인한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데다 합병이 성사되지 못해도 거의 원금에 준하는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스팩은 공모자금의 90% 이상을 신탁기관(한국증권금융 예정)에 별도 예치토록 하는 의무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3년 이내인 합병 시한까지 M&A를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은 투자원금 수준의 금액(예치금과 이자 수익률)을 상환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공모주 투자는 상장 직후 단기에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스팩으로 수익을 올리려면 상당한 시간을 걸릴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여주형 과장은 "스팩은 서류상 회사인 페이퍼컴퍼니이기 때문에 M&A 성사가 임박할 때까지는 주가 변동이 미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팩은 기업공개(IPO) 이후 3년 이내 합병등기를 완료토록 규정하고 있다. 경영진의 역량에 따라 일반적으로 IPO 시점으로부터 6개월~2년의 투자 기간이 예상된다.

2월부터 공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팩 공모 방식은 기존 기업공개 기업들의 투자하는 경우와 같다. 공모가 결정은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 이후 수요 예측을 통해서 결정된다. 

그러나 IPO에 먼저 투자한 뒤 M&A에 참여하는 방식이라는 특성을 유의해야 한다. 이상창 팀장은 "IPO가 완료된 이후에 합병 대상 기업이 결정되기 때문에 IPO 투자 시에는 스팩을 주도하는 경영진 및 설립주주들의 M&A시장에서의 능력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특정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공모펀드 등장

 
기업재무안정펀드는 일반 공모펀드에 부여되는 '10% 룰'(분산투자 원칙으로 동일 주식에 대한 투자를 재산의 10% 이하로 유지토록 하는 조항)을 따르지 않는 새로운 개념의 공모펀드다.

이에 따라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한도에 제한을 받지 않고 공격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는 한종목만으로 운용할 수도 있다. 다만 10% 초과 시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내역을 공시토록 했다.

그러나 투자대상 기업에 제한이 없는 일반 공모펀드와 달리 투자대상에 대한 조건이 있다. 중소ㆍ중견기업의 신규 발행 주식ㆍBWㆍ사채 등에 주로 투자하게 된다.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시중 여유자금을 지원하고자 하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중소ㆍ중견 기업이 신규로 발행한 주식, BW, 채권 등에 펀드 재산의 50% 이상 의무 투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때 투자대상인 중소 · 중견기업은 자산총액 5조원 미만으로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회사를 제외한다.

따라서 기업재무안정펀드는 일반 공모펀드에 비해 보다 고위험ㆍ고수익이 가능한 펀드로 분류된다. 일반 펀드는 투자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규모기업에 자금이 집중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기업재무안정펀드는 투자 위험이 높은 중견ㆍ중소기업 위주로 투자하기 때문이다. 이에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이 펀드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기업재무안정펀드는 투자금을 3년 동안 찾을 수 없는 폐쇄형으로 운용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대신 증시에 상장하기 때문에 언제든 자금 회수는 가능하다. 4월부터 도입해 3년간 한시적으로 허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