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고사성어에 다기망양(多岐亡羊)이라는 말이 있다. 그 유래로 ‘열자(列子)’ 설부편(說符篇)에 이런 이야기가 나와 있다.

양자의 이웃집에서 양 한 마리가 우리를 빠져 나와 사라졌다. 양의 주인이 동네 사람들을 이끌고 양자에게 노복(奴僕) 청하여 양을 쫓아가려 하자, 양자가 물었다고 한다.

"단 한마리의 양을 잃었는데 어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뒤쫓아 가느냐?”
 
이웃집 사람이 무릎을 꿇고 대답했다. "도망간 쪽에는 갈림길이 많기 때문입니다"

몇시간 후에 그들이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돌아왔다. 양자가 양을 못 찾은 듯싶은데 그 원인을 물어보니 "갈림길을 가면 또 갈림길이 있어서, 양이 어디 갔는지 모르게 되어 버렸소(多岐亡羊)."

양자는 그 말을 듣고 며칠간 굳은 표정으로 지냈다. 제자들은 기껏 양 한마리 잃은 것 가지고 스승님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자기들끼리 못마땅하게 여겼다.

나중에 한 제자가 그 일에 대해서 묻자, 양자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한다.
 
"단 한마리의 양이라 할지라도 갈림길에서 또 갈림길로 헤매어 들어가서 찾다가는 결국 양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하물며 학문의 길은 어떻겠느냐? 목표를 잃고 무수한 학설들에 빠져 헤맨다면 아무리 노력한들 그 또한 무의미한 것 아니겠느냐."
 
투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하루에도 수십가지의 신문들이 정보를 쏟아내고 있고 인터넷에서 한두개 단어만 입력해서 검색하면 수백 아니 수천, 수만가지의 다양한 투자정보와 전망을 접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투자 정보를 몰라서 투자를 못했다고 할 수 있는가? 한낱 핑계가 아닐까?

부자들과 일반인들의 차이점을 얘기할 때 필자는 꼭 시장(Market)을 보지 말고 종목을 보라고 강조한다.

금융상품만 하더라도 정기예금이나 적금은 물론이고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의 다양한 금융회사의 상품이 있고 펀드만 하더라도 수천가지의 국내외 펀드가 팔리고 있다. 중국펀드 하나만 보더라도 중국의 상해 A시장에 투자하는 펀드가 있는가 하면 홍콩의 H시장에 투자하는 펀드가 있다.  통화도 중국의 자국통화인 위안화로 투자되는 펀드가 있는가 하면 미국의 달러 혹은 홍콩달러로 투자하거나 국내 원화로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부동산은 어떠한가?  지역별 아파트 별 단지수와 브랜드, 내부구조의 차이점이 명백하고 단지구성이나 인근의 편의시설이나 교통 인프라 등이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부동산 투자가 어디 아파트만 있는가? 상가, 주택, 토지, 오피스텔, 주상복합 등 실로 그 가지 수가 속된 표현으로 장난이 아니게 많다. 이렇게 갈래길이 많은데 언제까지 이쪽 길인가? 아니면 저쪽 길인가? 두리번거리며 저만치 도망가 버린 양을 쫓을 것인가?

주식전문가들은 2010년은 주식의 해라고 얘기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폭등까지는 아니지만 보금자리주택이나 지하철 연장선 등의 교통호재와 투자심리 회복을 들어 부동산 투자도 전망이 밝다고 얘기한다.

은행의 PB팀장들은 자신이 근무하는 은행의 상품위주로 역시 금융상품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서 투자를 종용한다. 이렇게 여러 가지 갈래길에서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물론 모든 갈래길을 한번씩은 경험하면서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을 가지고 가야겠지만 적어도 한번 갔던 길에서의 실패를 되풀이 하거나 주변의 말만 믿고 가본적이 없는 샛길로 뛰어드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어른들은 잠자리에 들어 잠을 청하면서 오늘 한 일중에서 잘못한 일을 떠올리며 반성하면서 숙연해지지만 아이들은 잘 때 오늘 한 일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내일 뭘 하고 놀지를 생각하면서 기쁘고 즐겁게 잠을 청한다고 한다. 물론 후회나 반성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고는 하지만 이제는 아이들의 이런 미래를 보는 마음이 필요한 시기다. 지금까지의 투자실패나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해가 밝았으니 지금부터의 투자만을 생각하고 우왕좌왕 기웃거리는 투자보다는 나만의 주력 종목을 정해서 적어도 도망 간 양을 놓치는 투자자는 되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