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얼마씩 받을 수 있습니까?”

용인의 한 복지타운에 사는 김복동(가명·68) 씨는 실버주택도 7월부터 주택연금(정부보증 역모기지)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심이 생겼다. 국민연금액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던 차였다.

김 씨가 소유한 주택은 실버주택이 유일하다. 편안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고 동년배 친구들도 많은 것이 이곳에 입주한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매달 100만원가량 들어가는 관리비에 별도의 생활비가 큰 부담이었다. 이런 김 씨에게 주택금융공사의 실버주택 역모기지상품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실버주택도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해졌다. 지난해 말 노인복지주택에 대한 주택연금 적용안을 담은 주택금융공사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7월1일부터 실버주택도 아파트·연립·다세대·단독주택과 함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주택연금은 주택금융공사에 만 60세 이상 고령자의 소유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금융회사에서 노후생활자금을 연금방식으로 수령하는 제도다. 집은 있지만 소득이 부족한 고령자에게는 자기 집에서 살면서 생활비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실버주택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김 씨같은 실버주택 소유자의 매달 연금액은 얼마나 될지, 또 대체 상품은 있는지 알아봤다.

◆매달 얼마를 받나

실버주택의 주택연금은 기존 주택과 마찬가지로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신청자의 연령이 높을수록 매달 받는 연금액이 높아진다. 하지만 지급금은 일반주택에 비해 20% 정도 적다. 예컨대 1억원 짜리 일반주택을 가진 65세 노인이라면 매달 28만8000원을 받지만 실버주택 연금수령자는 21만8000원을 받는다. 나이가 85세라면 1억원 짜리 일반주택 보유자는 72만8000원, 실버주택 보유자는 64만4000원을 받게 된다.
 
실버주택의 월지급금이 일반주택보다 낮은 이유는 가격 상승폭이 작기 때문이다. 주택가격상승률이 월지급금의 기준이 되는데 실버주택은 소유자격이 엄격히 제한돼 있고 거래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일반주택에 비해 가격 상승폭이 떨어지는 편이다.
 
주택금융공사는 2005년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국민생명표를 근거로 한 기대수명과 함께 노인복지주택가격상승률 2.3%를 고려해 실버주택 주택연금의 금리를 3.55%로 적용키로 했다.
 
연금지급 방식은 ▶매달 똑같은 금액을 받는 고정형 ▶처음에는 적게 받다가 나중에 많이 받는 증가형 ▶처음에는 많이 받다가 점차 적게 받는 감소형 등 세가지가 있다.

예컨대 감소형 옵션은 가입 초기 금액에서 매년 3%씩 연금이 줄어든다. 일반주택의 경우 3억원짜리 집을 가진 75세 이용자라면 가입한 해에 월 163만원을 받고 이듬해에는 월 158만원을 받는 식이다. 같은 조건에서 고정형은 월 133만원, 증가형은 월 106만원을 가입 첫해 받게 된다. 10년 후에는 감소형이 120만원, 증가형이 143만원으로 상황이 역전된다. 실버주택은 이 금액의 20%가량이 줄어든 금액을 적용받는다.

주택에 담보대출금이나 임대보증금이 있다면 종신혼합방식을 설정해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것도 일반주택과 같다. 종신혼합방식은 가입 초기에 수시로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을 설정하고 그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을 매달 받는 형식이다. 설정한 인출한도 범위 내에서 수시인출금을 찾아 1개월 이내에 담보대출금을 상환해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


◆분양형 실버주택만 가능

실버주택의 역모기지 상품 가입은 기존 주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입 대상은 부부 모두 만 60세 이상이면서 가입자와 배우자가 1주택자인 경우다. 기존 주택에 적용됐던 9억원 미만의 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점도 같다.

하지만 실버주택이라고 해서 모두 가입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로지 분양형 실버주택만 가능하다. 분양형은 일반 아파트처럼 분양을 통해 소유권이 인정되는 실버주택이다. 청약자격 및 소유는 만 60세 이상만 가능하지만 나머지는 일반 아파트와 같은 법적용을 받는다.

반면 임대형은 보증금을 내고 보증기간이 만료되면 계약이 끝나는 형태다. 현재 시중에 공급되고 있는 노인복지주택은 임대형, 분양형, 혼합형 등이 혼재해 있다.

또 부동산등기부등본이나 건축물대장에 노인복지주택으로 기재돼 있다하더라도 해당 지자체에 신고하지 않은 경우는 가입대상이 되지 않는다.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한 실버주택 명세는 공사 홈페이지(www.hf.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실버주택 역모기지 상품의 이용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 주택시장에 비해 폐쇄적이다 보니 거래수요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버주택의 입주자들이 소위 ‘돈 있는 노인’이기 때문에 생활비를 걱정해 주택연금에 가입하려는 수요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오미영 주택금융공사 홍보파트장은 “만 60세 이상 소유 가능한 실버주택의 특성상 한정된 주택시장이라는 한계가 있다”면서 “실버주택 역모기지 상품 가입이 분양형만 해당되다보니 가입자의 수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임대형에 맞는 민간 연금상품

주택금융공사의 실버주택 주택연금이 분양형 주택에만 적용되는 점을 착안해 민간에서는 임대형에 맞는 상품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더 클래식 500과 삼성 노블카운티다.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스타시티 내에 소재하고 있는 더 클래식 500은 최고 50층 442실 모두 184㎡(56평형) 단일면적으로 입주보증금이 8억원으로 책정된 임대방식의 회원제 실버타운이다. 역모기지형 상품 가입 시 공동관리비 100만원을 기준으로 약 20년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이 2001년 5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개원해 운영 중인 삼성노블카운티는 임대보증금 5억원 미만 시에는 1억원, 5억원 이상에는 2억원 까지를 담보로 역모기지형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들의 역모기지형 상품은 보통 기본적인 공동생활 관리비에만 해당되고 여가생활이나 쇼핑 등 기타 개인적인 생활비에 대한 충당은 제외된다. 이들 역모기지형 상품의 금리는 5~6%정도로 주택금융공사의 분양형 노인복지주택 역모기지 상품보다 1.5~2.5% 포인트 높다.

더 클래식 500의 마케팅팀 김연남 팀장은 “아파트 등 부동산 주택가격 하락 등의 이유로 많은 시니어들이 분양보다는 임대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공동관리비 등을 일일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과 생활비 부담감을 해소한다는 이점 때문에 역모기지형 임대 상품에 대한 문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