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영양사는 자신의 결백함을 입증하기 위해 김진이 고객만족팀원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해 달라고 울먹였다. 박 영양사의 사연을 들은 김 씨는 제일 먼저 점검한 날의 메뉴를 확인했다. 미스터리 쇼퍼가 점검했던 매장에서는 불고기를 주메뉴로 제공했지만, 박 영양사가 근무하고 있는 매장에서는 그 날 육개장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자초지종은 이러했다. 인근에 두개의 사업장을 가지고 있는 A기업에서 한군데는 CJ프레시웨이가 다른 한 군데는 경쟁업체가 운영하고 있었는데, 전산 시스템에 경쟁업체가 운영하는 본사 주소가 입력된 것이다. 경쟁사의 평가 결과를 자사 직원에게 적용해 문책한 셈이다.
미스터리 쇼퍼는 고객인 것처럼 매장을 방문해 서비스를 평가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소위 ‘서비스업계의 암행어사’로 통한다. 많은 점포를 관리하기 위해 서비스 기업들이 자주 활용하는 제도다.
외식업체 등에서 사업장을 대상으로 미스터리 쇼퍼 운영이 매장관리에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현장에서는 울고 웃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스터리 쇼퍼의 현장 방문이 있을 때면 주변 매장 관리자들에게 일명 ‘가스 띄우기’를 하기도 하고, 관리 감독이 있는 시기를 특별 관리기간으로 삼아 대비하기도 한다.
가스 띄우기는 소위 친한 점주들에게 미스터리 쇼퍼가 다녀갔으니 주의를 요한다는 식의 전파 행위다. 사전에 대비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으니 상부상조하자는 의미다.
하지만 미스터리 쇼퍼의 지능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SPC그룹은 이 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 미스터리 쇼퍼가 찾는 매장을 다른 권역으로 설정한다. 미스터리 쇼퍼의 하루 일정을 한 곳은 동대문, 다른 한 곳은 시청으로 설정하는 식이다.
CJ프레시웨이의 현장에서는 ‘3·6·9 경계령’이 불문율이다. 3월, 6월, 9월이 미스터리 쇼퍼가 활동하는 시기기 때문이다. 이 시기가 되면 현장에서 매장 관리에 정성을 쏟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미스터리 쇼퍼의 평가결과를 직원의 승진이나 징계, 혹은 가맹점주의 재계약 평가 자료로 활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박 영양사의 경우처럼 억울하게 평가받을 경우 적극적으로 항변에 나서는 경우도 빈번하다.
SPC그룹 관계자는 “최근 점주들이 MS조사 점수 공개 후 조사 당시 CCTV 녹화화면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다”면서 “미스터리 쇼퍼들은 조사내용 기록을 위해 현장 메모가 필수지만 매장에서 알아차릴 것에 대비해 휴대전화에 기록하는 등 두뇌싸움이 치열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