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내 농부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수확한 곡식이 장터에 가득하다. 촌로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올 가을 깻끔이 얼마나 되고, 쌀끔이 얼마나 되는지를 흥정하듯 묻는다. 손에 들린 추석 제수거리가 무거워 보이건만 아랑곳 하지 않고 장 저편 풍각쟁이의 요란한 악기소리를 좇아 발걸음을 재촉한다. 색색깔의 옷과 신발이 쌓여있는 옷가게에서는 손주들 추석빔 마련에 나선 할머니의 손이 분주하다. 오늘 따라 뻥튀기 아저씨의 돱뻥이요돲 소리에도 한결 신명이 실린듯 들떠 있다.

마음마저 푸근하고 넉넉한 추석 장 풍경이다. 이맘 때 시골 재래시장은 대목이다. 시장경영진흥원에서 마련한 시장투어 프로그램에 참가해 들른 안동구시장도 분주하기는 여느 재래시장 못지 않다. 안동 시내 중심지에 자리잡은 안동구시장은 도시 사람들에게 '안동찜닭골목'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원래 안동 인근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전통장이다. 요즘에도 장날이면 인근 지역에서 생산되는 곡물과 수산물 등 각종 물산들이 몰려들어 먹거리와 볼거리를 찾아 모여드는 사람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시장투어길에 들른 옥연정사. 처마 아래 쌓인 장작이 주인의 부지런함과 넉넉함을 느끼게 해준다. 옥연정사는 서애 류성룡 선생이 임진왜란 후에 고향으로 돌아와 머물며 징비록을 저술한 곳으로 유명하다. 오른쪽은 안동구시장 찜닭골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