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시작되면서 길어진 밤 때문에 괴로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관절염 환자들. 관절염은 밤이면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여름에 비해 길어진 가을밤이 괴롭다면 적극적으로 관절염을 다스려 다가올 겨울을 대비하는 것이 좋다. 바른 생활 습관과 운동, 그리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관절염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대부분의 관절염 환자는 밤만 되면 낮보다 심한 관절통을 호소하며, 심할 경우 잠까지 설치게 된다. 왜 낮보다 밤에 통증이 심해질까?

첫째, 낮과 밤의 상대적인 자극 차이다. 낮에는 많이 움직이고 다른 활동에 신경을 쓰느라 심하지 않은 통증의 경우 대뇌에서 잘 인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밤에는 특별한 움직임이나 활동 없이 휴식을 취하거나 수면을 하게 되면서 작은 통증도 예민하게 느껴지게 된다.

둘째, 낮은 기온과 기압이다. 관절염은 기온과 기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질환이다. 그런데 보통 밤에는 낮에 비해 기온이 낮아지고 기압이 떨어지면서 관절통이 더 심해진다. 관절염 환자들이 덥고 습한 여름 장마 때만 되면 더 큰 통증을 호소하는 것과 같은 이유다. 관절 통증은 기온과 기압이 낮을수록 악화되는데, 기압이 낮아지면 관절 내 압력은 상대적으로 올라가고 이 때문에 관절의 뼈끝을 싸서 연결하는 막(활액막)에 분포된 신경이 자극을 받아 통증이 생긴다. 또 기온이 낮아지면 뼈와 뼈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액이 굳어 제 기능을 못하면서 관절이 뻣뻣하게 굳는 경직현상도 심해진다.

셋째, 혈관 혈압 증가로 밤에 통증이 생긴다. 골관절염의 경우 비정상적인 뼈 성장으로 뼈에 있는 혈관이 눌려 수축될 경우 혈관 혈압이 증가하면서 밤에 통증을 야기할 수 있다. 또 관절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긴 경우 통증 지각 신경을 직접 자극해 휴식 시 통증을 야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관절 내 활액(滑液)은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지만, 지나치게 증가하면 오히려 관절 내 혈압을 가중시켜 밤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관절염은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완화됐다가 활동하면 다시 심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질환이 악화되고 증상이 심해질수록 휴식 시나 밤에 통증을 느끼는 정도도 커지게 된다.

통증이 심할 때는 찜질이 좋아

관절의 노화로 인한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연골의 퇴행성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치가 어렵다. 때문에 관절염 치료의 주된 목표는 '병의 속도를 늦추고 통증을 줄여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꾸준한 운동을 통한 생활 속 관리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야외활동 시간이 줄어드는데, 관절통은 아파도 관절을 수시로 움직여 주는 것이 통증을 줄여준다. 관절은 안 쓸수록 뻣뻣해져 점점 더 상태가 나빠지기 때문이다. 관절은 자꾸 움직여줘야 활액이 꾸준히 분비돼 유연해지고 인대도 튼튼해진다.

관절에 좋은 운동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는 스트레칭과 같은 유연성 운동, 관절 주위의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는 근력강화운동, 그리고 심폐지구력을 높이면서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걷기, 수영, 자전거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이 좋다.

실외운동이 힘들다면 실내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맨손체조를 아침, 저녁으로 약 30분 정도 꾸준히 하면 관절이 부드러워 지면서 관절통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적정한 체중유지도 필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구화된 식생활을 선호하면서 최근 비만이 부쩍 늘고 있다. 체중이 1㎏ 증가할 때 무릎에는 2~3배의 하중이 가해진다. 따라서 자신의 적정 체중을 고려해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꾸준히 자신을 관리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식생활도 신경쓴다. 칼슘과 단백질,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인스턴트 음식이나 육류 등에 있는 지방은 관절의 염증을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지나친 섭취를 자제한다. 또 칼슘은 비타민 D가 있어야 체내에 흡수되기 때문에 비타민 D를 합성하도록 햇볕을 많이 쬐어 준다.

통증이 심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찜질이다. 더운 물수건으로 아픈 부위를 찜질해주거나 따뜻한 물 안에서 관절을 굽혔다 폈다 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잠을 잘 때는 베개를 다리 밑에 받치고 자도록 한다. 다리가 심장보다 높은 곳에 있으면 혈액순환이 좋아져 다리의 피로와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잠 못 이룰 통증엔 인공관절 수술

관절통은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통증 완화 약물을 사용하며 통증이 심한 급성기인 경우 관절 내로 스테로이드를 주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스테로이드 주사는 반복 사용이 어렵고 오히려 주사로 통증이 감춰져 관절 파괴와 장애를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이나 약물 치료로 더 이상 통증이 다스려지지 않고 일상 생활 중 걷기, 무릎 구부리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며, 가만히 있을 때도 통증이 느껴지거나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아프다면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한국인의 생활습관을 고려한 '한국형 인공관절'이 개발돼 기존 수입 인공관절 이식 후 겪었던 불편함이 개선됐다. 한국형 인공관절의 가장 큰 특징은 관절이 150도까지 굽혀 진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 수입 인공관절은 서양인의 네모에 가깝고 넓적한 무릎 모양에 맞춰진 반면, 한국형 인공관절은 앞이 좁고 뒤가 넓은 사다리꼴 형태의 한국인 무릎 모양에 맞춰 만들어 졌다. 기존 수입 인공관절은 무릎을 구부리는 관절 각도가 110도 정도에 불과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하는 자세인 양반다리를 할 수 없었는데, 한국형 인공관절은 좌식 생활하는 한국인에 맞게 개발돼 이식 후 양반다리 뿐 아니라 자전거도 탈수 있다.

인공 관절 수술 후에는 인공관절 수명을 늘려주고, 통증을 줄여주며 수술 전 상태의 관절 기능으로 빨리 회복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재활치료가 중요하다. 전문의의 지시에 따른 재활치료를 반드시 받아 올바른 관절 사용법을 익힌다면, 인공관절 이식 후 일상생활 뿐 아니라 가벼운 등산, 수영, 골프 등 대부분의 운동을 할 수 있다.

또한 인공관절의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해서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수영과 수중체조, 맨손 체조 등 무릎 관절에 부담이 가지 않는 유산소 운동으로 운동능력을 키워주고, 1년에 한번씩은 반드시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