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리츠화재가 손보업계 최초로 은퇴설계와 관련해 무배당 연금보험상품을 출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반응은 극과 극이다. 소비자에게는 관심어린 시선을 받는 반면 업계에선 눈총을 사고 있다.
 

 
◆ 메리츠화재, 무배당 연금 '눈총' 왜? 
 
무배당 연금보험은 생명보험사만 판매가 가능했지만 금융감독원이 올해 4월부터 손보사에도 이를 허용했다. 대신 유배당 연금 대비 3분의 1 수준의 금액을 신계약비로 쓸 것을 제안했다.
 
손보업계는 이러한 당국의 요구가 과도하다며 상품출시를 미뤄왔다. 사업비가 줄어들면 설계사 수당이 적어져 적극적인 판매가 어려워지는 까닭이다. 이런 가운데 메리츠화재가 금감원의 제안에 맞춰 손보사 중 가장 먼저 무배당 연금보험을 선보이면서 업계에 파란을 몰고 왔다.
 
메리츠화재의 무배당상품은 배당을 하지 않기 때문에 유배당상품보다 사업비가 낮고 부리이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35세의 보험가입자가 월 30만원씩 20년을 납입했을 경우 유배당 연금연액은 1065만원인데 비해 무배당 연금연액은 1162만원으로 연 97만원을 더 보장받을 수 있다. 25년간 연금을 지급받는다면 총 연금액은 약 2425만원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단 유배당상품의 경우 배당액에 따라 수익이 다소 조정될 수 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무배당 연금 상품은 90주년 기념으로 회사의 수익 차원보다는 고객들에게 받은 사랑을 혜택으로 돌려드리고자 하는 차원에서 개발된 것"이라며 "무배당연금과 유배당연금을 함께 소비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 고객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 기존 생보사 무배당 연금과 차이점은? 
 
현재 생보사가 판매하는 연금상품의 대부분은 무배당 상품이다. 그렇다면 메리츠화재가 내놓은 무배당 연금보험도 기존 상품과 비슷하지 않을까. 
 
주목할 점은 메리츠화재가 내놓은 무배당 연금보험은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연금저축보험이라는 것이다. 생보사에서 판매하는 연금상품의 경우 90% 이상이 무배당 연금이지만, 연금저축보험은 유배당 상품으로 취급한다. 다시 말해 무배당 연금보험은 흔하지만, 무배당 연금저축보험은 생·손보사를 통틀어 메리츠화재만 내놓은 셈이다.
 
메리츠화재가 무배당 연금저축에 시동을 걸자 다른 손보사들도 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생보업계의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하다. 
 
한 대형생보사 관계자는 "손보사에서 판매할 수 있는 연금보험은 연금저축보험이 유일하지만, 생보사의 경우 (세제 비적격) 공시이율 연금보험이나 변액연금 등 이미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무배당 연금저축보험 개발에 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무배당 연금저축보험 개발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로 '연 400만원'의 한계를 꼽는다. 연금저축보험은 연 4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 대신 연금 수령 시에는 5.5%의 연금소득세가 과세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연간 400만원이 넘는 금액은 소득공제 혜택을 못 받으면서 세금까지 내야 하기 때문에 소득공제 한도에 맞춰 불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보험사 입장에선 이러한 400만원 한도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운 현실적 제약이 된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배당 연금저축보험의 경우 사업비 비중도 적은데 보험료도 월 34만원 수준으로 사실상 제한되니 보험사의 판매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