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활의 힘'을 표방하던 KB국민카드가 글로벌브랜드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아멕스)와 제휴를 맺고 브랜드 고급화전략에 박차를 가한다.

KB국민카드는 2010년 3월 분사 이후 줄곧 '국민에게 힘이 되는 카드사'를 모토로 대중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왔다. 그런 KB국민카드가 아멕스카드와 손잡고 고급화전략을 취하려는 것은 프리미엄 고객군을 포섭하고 KB국민카드 전체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는 이유에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KB국민카드의 이미지만으로는 하이엔드마케팅(고급화 전략)이 어려웠다"며 "이번 아멕스카드 출시를 계기로 KB국민카드의 전반적인 이미지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안에 아멕스 브랜드로 슈퍼 프리미엄급의 카드인 '울트라카드'(가칭)를 발급할 예정이다. 또 현재 KB국민카드가 가진 모든 포트폴리오에 아멕스 브랜드를 적용해 고객 선택의 폭도 넓힐 계획이다.

◆ 아멕스로 VVIP시장에 도전장

비자나 마스터카드가 대중적인 글로벌브랜드사라면, 아멕스는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가졌다. 원래 여행자수표를 발급하던 회사여서 여행과 오락(TNE, Travel and Entertainment)서비스가 강점이다. 항공마일리지, 고급레스토랑, 호텔 등지에서 다른 브랜드카드가 가지지 못한 차별화된 고급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전략 때문에 미국 등지에서는 프리미엄카드로 인식돼 중산층 이상의 계층에서 많이 사용하는 카드로 알려져 있다.

KB국민카드는 아멕스의 브랜드 파워를 이용한 시너지를 내기 위해 제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이 지난해 6월 미국 뉴욕의 아멕스 본사를 방문해 슈퍼프리미엄급 카드를 발급하기로 합의한 이후 지난해 11월 정식으로 제휴를 맺었다.

하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새로운 카드가 출시되기 위해서는 금감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금감원에서는 KB국민카드가 승인 요청한 '울트라카드'가 VVIP카드 발급을 위한 무리한 마케팅이 아닌지를 점검해야 했다. 금감원의 분석은 올해 9월이 돼서야 마무리됐고, 1년여 만에 발급이 승인됐다.

이로써 KB국민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 삼성카드, 신한카드, 외환카드, 하나SK카드 등에 이어 국내카드사 중 6번째로 아멕스카드를 발급하게 됐다.

KB국민카드는 이번 아멕스 발급으로 고무적인 분위기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그동안 아멕스가 KB국민카드를 굉장히 높게 평가해서 실버, 골드 레벨 순으로 카드 등급을 부여했던 것과 달리 처음부터 톱 클래스의 라이선스를 줬다"며 "그런 경우는
바클레이즈은행, 씨티은행, HSBC 등 글로벌 은행에만 있었던 사례"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이번 아멕스카드 발급으로 보다 다양한 카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우선 KB국민카드는 그동안 없던 최고등급의 VVIP카드를 발급할 수 있게 됐다.

슈퍼 프리미엄카드를 지향하는 울트라카드(가칭)는 올해 연말 또는 늦어도 내년 초에는 출시될 계획이며 국내 카드 중 발급이 가능한 가장 높은 등급인 연회비 200만원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카드의 '더 블랙'과 삼성카드의 '라움'이 연회비 200만원의 VVIP카드다.
 

지난해 11월3일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과 쿨라 쿨렌드란 아멕스카드 아태지역 총괄 사장이
KB국민카드 & 아메리칸 엑스프레스카드 업무제휴 조인식을 가졌다. 

◆ 아멕스로 KB국민카드 이미지 업그레이드

금감원으로부터 발급 승인을 받은 KB국민카드는 현재 여론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VVIP카드에 대한 여론이 결코 우호적이지 않아서다. 특히 각종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는 상황에서 VVIP카드에 혜택을 몰아주는 것에 소비자의 반발이 크다.

이런 분위기를 염려한 탓에 울트라카드는 과다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VVIP고객에게 소구할 만한 변별력 있는 서비스를 담을 방침이다.

KB국민카드 우수고객사업부 관계자는 "VVIP고객들에게 주어지는 서비스 이용률을 봤을 때 10~15%밖에 되지 않는다"며 "많은 서비스보다는 다른 카드사가 제공하지 않는 서비스를 한두개만 더 붙여서 카드사에도 수익이 나게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당경쟁을 촉발한다는 시각이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경쟁사가 모두 최고등급의 카드를 보유한 만큼 KB국민카드 역시 새롭게 만든 차원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KB국민카드는 아멕스와 제휴를 통해 VVIP고객을 위한 아멕스카드 외에 일반고객에게도 아멕스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KB국민카드가 발급하는 모든 카드에 아멕스브랜드를 적용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KB국민와이즈카드'를 비자브랜드로 가지고 있는 고객이 아멕스로 재발급할 수 있다. 고객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힐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물론 아멕스는 강력한 프리미엄서비스를 탑재한 만큼 수수료가 높은 편이다. 특히 국제카드 수수료가 비자나 마스터가 1%인 반면 아멕스는 1.4% 수준이다. 또 해외에 가맹점이 비자나 마스터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단점이다. 아멕스카드만 발급해서 해외에 나갔다가는 자칫 카드를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아멕스 브랜드가 여러가지 프리미엄 혜택을 갖춘 반면 해외 사용 시 불리한 점도 있다"며 "고객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사는?

전세계 130개국에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사는 국내에서는 신한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외환카드와 제휴한 상태다.

아멕스는 센추리온(Centurion)과 블루박스라인(BBL)의 두가지 방식으로 발급한다. 우선 센추리온은 로마시대 100인의 대장을 뜻하는 말로 카드 전면에 로마 대장의 이미지가 새겨져 있다. 센추리온은 아멕스의 정책상 한 국가당 한 카드사만 발급할 수 있는 최고급 카드로 국내에서는 2008년부터 삼성카드가 독점적으로 발급하고 있다. 블루박스라인 네트워크 기능이 강하고 제휴사에 상당부분의 서비스를 일임하는 일반형 카드다. 센추리온과 달리 파란색의 네모 박스에 아멕스 로고가 찍혀 있다.

마지막 남은 아멕스 비제휴 현대카드

이번 KB국민카드의 아멕스 발급으로 인해 국내 전업계카드사에서는 현대카드 만이 아멕스 비제휴 카드사가 됐다. 현대카드는 앞으로도 아멕스와 제휴하지 않을 방침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해외 사용을 위해서는 비자나 마스타만으로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며 "아멕스와 제휴한 다른 카드사는 아멕스의 프리미엄 플랫폼을 가져오기 위함이지만 현대카드는 고유의 VVIP서비스를 갖추고 있어 아멕스의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현대카드의 VVIP카드는 블랙, 퍼플, 레드 등이 있지만 모두 비자 또는 마스타와 제휴했다.

특히 현대카드의 모태는 '다이너스클럽카드'다. 지금은 많이 퇴색하기했지만, 다이너스카드는 전세계 최고급카드시장에서 아멕스카드와 경쟁을 했다. 현대카드에서 다이너스카드를 발급하는 한 경쟁카드인 아멕스카드를 발급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