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사태를 빚고 있는 CJ대한통운의 전 택배기사가 수면 중 뇌출혈을 일으켜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에 비상대책위원회가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근무조건 악화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CJ대한통운택배 비상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소속 택배기사 김모씨(41)가 지난 9일 잠을 자다 뇌출혈을 일으켜 다음날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5일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병원 측은 뇌사 판정을 내린 상태다.
비대위 측은 김씨가 지난 3월 초 이뤄진 CJ대한통운과 CJ GLS의 전산통합 이후 담당 구역 변경으로 인한 배송 물량 감소 및 수수료 인하로 수입이 크게 줄어 스트레스를 받아오다 뇌출혈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육점을 운영하던 김씨는 매출부진으로 인해 사업을 정리하고 택배기사를 시작하면서 그간 쌓인 빚을 청산해 가던 중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초 회사 전산통합 이후 수입이 70%로 줄자 다른 직장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4일 퇴사했다. 이어 동료에게 빌린 돈과 이전의 빚을 갚기 위해 소유하고 있던 택배차량을 정리 중이었고 무직상태로 가족들 몰래 아침에 나왔다가 저녁에 집에 들어가는 일을 반복해왔다.
김씨의 지인은 “김씨는 평소 건강한 편이었으나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혈압이 200을 넘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동안 누적된 스트레스로 인해 뇌사 판정을 받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이 지인은 “병원에서는 할 수 있는 수술은 모두 한 상태라고 가족들에게 통보했다”며 “회사 측의 담당 구역 변경과 수수료 인하가 이 같은 일을 초래하게 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회사가 통합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택배기사들의 수익 감소가 나타났을 것이라고는 판단하지 않는다"며 "지난 4월3일부터 적용한 새로운 수수료 체계에 따른 임금이 아직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택배기사들의 수입감소 주장은 기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회사 통합 이후 오히려 근무환경이 개선됐다”며 “택배기사들은 연말까지 지금보다 40% 이상 더 오른 수익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CJ대한통운 택배 기사들은 회사 측의 구역 정리와 수수료 단가 인하, 패널티 적용 등에 반발해 12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인천과 서울을 비롯해 시화, 부천, 창원, 청주, 울산, 전주, 광주, 천안, 아산, 안산 등 전국 각지에서 1000여명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