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생각해보자. 당신의 선택은 늘 최선인가? 그리고 언제나 모든 정보를 고려해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당신은 알고 있을 것이다.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지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가 아니다.”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경제학적 인간’을 부정한다. 그 대신 ‘행동경제학적 인간’을 주창한다. 그의 생각은 일찍이 <넛지>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일대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에는 ‘넛지’를 어떻게 하면 우리의 삶에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신간 <심플러>에서 전하고 있다.


인간은 생각보다 미련하다.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담배를 끊지 못하고, 비만이 갈수록 심해지는데도 초콜릿을 계속 찾으며,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해 연금저축에 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온갖 연금상품을 꼼꼼히 따지며 비교하는 것이 골치 아파 이 일을 계속 미룬다. 이처럼 우리는 자주 착각하고 실수하고 꾸물거리는 ‘비합리적 인간’임이 분명하다.

인간의 비합리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 자체를 좁히는 것이다. 즉 선택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넛지’다.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을 보장하되 보다 유익한 방향으로 슬쩍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직관적이고 명료한 아이콘을 만들어 IT기기를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하거나, 주택대출계약서 양식을 단순하게 만들어 소비자들이 손쉽게 대출받을 수 있게 하거나, 선거일에 투표소로 가는 길을 알아보기 쉽게 안내해주거나, 이번 달에 남아있는 데이터 량을 문자메시지로 고객에게 알려주는 것 등이 바로 그 예다. 그 밖에도 마트에서 웰빙 식품 코너를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눈에 잘 띄도록 해 건강 증진을 유도하거나, 전기고지서에 이번 달 전기사용량이 이웃과 비교해 얼마나 많고 적은지 그래프로 알려줌으로써 절전 의지를 심어주는 것, 이 모든 것들이 다 넛지다.

넛지를 활용함으로써 얻는 이점은 무궁무진하다. 일례로 미국인들은 정부가 요구하는 서류를 작성하는 데만 연간 91억 시간을 쓴다. 시간당 비용을 20달러로 잡으면 182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미 국무부 예산의 6배에 해당한다. 정부 서류의 서식을 조금만 바꿔도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넛지는 우리 삶에 작은 혁명들을 촉진한다. 불필요한 복잡성을 줄이고 단순함의 미를 추구하는 넛지. 오늘날처럼 복잡다단한 세상을 살고 있는 당신에게 필요한 말은 이것이다. ‘넛지하라!’

캐스 선스타인 지음 | 21세기북스 펴냄 | 1만98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