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복잡한 보험 상품을 분석해서 소비자 스스로 보험을 리모델링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보험리모델링을 똑똑하게 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승환계약, 무턱대고 했다간 손해
보험리모델링을 결심했다면 우선 자신이 가입한 보험사의 설계사를 만나는 것이 좋다. 설계사를 통해 자신이 지출하고 있는 보험료가 적정한지, 보장 범위가 넓은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그런 후 보험료 지출이 지나치게 많거나 보장이 중복된 보험이 있을 경우 리모델링 작업을 시작하도록 한다. 보험을 리모델링할 때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새상품에 가입하는 것을 '승환계약'이라고 한다. 문제는 설계사의 일방적인 설명만 듣고 승환계약에 서명하는 경우 자칫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리모델링을 위한 승환계약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는 설계사가 새로운 상품의 장점만 부각해 설명하는 경우다. 새로 출시된 상품의 보장내용 등이 기존 상품보다 더 좋다며 신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또한 기존 상품의 투자상품은 투자수익이 미흡하다고 강조하며 새로운 상품을 체결하도록 유도하는 경우도 많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와 유사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한 민원인의 경우 설계사의 이러한 설명만 믿고 기존 3건의 보험을 해약한 후 변액보험 등 신규계약을 3건 체결했다. 하지만 이 민원인은 변액보험의 수익률을 확인하다 설계사의 설명이 과장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기존 보험계약의 해약손실금 1100만원의 보상을 요구하는 민원을 금감원에 낸 것이다.
승환계약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승환계약을 한 소비자라면 '보험계약이동에 따른 비교안내 확인서'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이 확인서를 통해 기존보험과 신규보험의 보험료, 보장내용, 해지환급금 등을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A사의 암보험에 가입했던 소비자가 높은 보험료가 부담 돼 B사 암보험으로 갈아타게 되면 확인서에는 양사 상품의 진단금 등 주요 보장내용이 담겨 있다. 실제 적은 보험료로 더 많은 보장내용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또한 암보험은 계약 후 90일 이내에 암 진단을 받으면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으며, 초기사업비 공제 등으로 인해 해지환급금이 적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소비자에 불리한 계약, 취소 가능
만약 보험계약이동에 따른 비교안내 확인서를 살펴본 결과 승환계약이 오히려 불리한 계약이라고 판단되면 즉시 보험사에 계약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
특히 설계사가 보험계약 이동에 따르는 비교안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면 소비자는 기존 보험계약의 해지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해지된 계약의 부활을 청구할 수도 있다. 또한 새로운 계약의 취소도 가능하다.
한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리모델링을 통한 승환계약 시에는 일단 적은 보험료로 많은 보장을 받는 건 불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접근해야 한다"며 "이렇게 해야 설계사의 일방적인 장점부각에 혹해 피해를 보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는 최근의 보험업계 상황으로 부당한 승환계약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소비자주의보를 발령했다.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신규고객을 찾기 어려워진 일부 설계사들이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새로운 보험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 실제 지난 2012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금감원에 접수된 부당 승환계약 민원은 약 425건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 자사 소비자에게 더 좋은 신상품이 나왔다며 신계약을 유도하는 등의 부당 승환계약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