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7일 주식시장에 이변이 일어났다. 소프트웨어 회사인 네이버(NAVER)가 시가총액 순위에서 포스코를 추월한 것이다.
이날 네이버는 전거래일 대비 4.21% 오른 79만2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시가총액 26조1067억원을 기록했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을 생산하는 대한민국 대표 회사인 포스코의 시가총액은 25조227억원, 네이버가 1조원 넘게 많았다.
5거래일 후인 지난 3월5일, 네이버는 3.65% 오른 85만2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시가총액이 28조842억원으로 급증, SK하이닉스(28조174억원)마저 밀어냈다.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만 가진 회사가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에 이어 시가총액 4위로 성큼 올라선 것이다.
이 같은 시가총액의 급증은 네이버가 지난해 분할 상장한 이후부터 일어났다. 게임규제 이슈로 인해 할인요소가 발생했던 NHN이 포털을 중심으로 한 네이버와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한 NHN엔터테인먼트로 분할되면서 네이버가 다시 주목받게 된 것. 이후 네이버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8월29일 재상장할 당시 46만원이었던 네이버는 지난 3월12일 종가 기준으로 81만2000원을 기록, 분할상장 이후 총 76.52%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76% 상승하는 데 그쳤음을 감안하면 시장대비 70%가 넘는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18일 오전 11시 5분 현재 네이버 주가는 전날보다 1000원이 빠진 80만원이지만 시총 26조3701억원으로 여전히 코스피시장서 4위를 유지하며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 네이버가 아닌, '라인'을 사라
국내 증권가는 특히 네이버의 '라인'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는 일본 모바일 메신저시장을 휩쓴 자회사 라인(LINE Corp.)을 올해 글로벌 증시에 시가총액 30조원 규모로 상장할 계획이다.
라인이 상장하면 시가총액은 중국 텐센트가 운영 중인 모바일 메신저 '위쳇'의 가치(30조원)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싱가포르와 홍콩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NDR)를 개최한 우리투자증권의 정재우 애널리스트는 해외투자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한다. 그는 “해외투자자들은 라인과 관련해 주로 글로벌 가입자 확보 전력과 비즈니스의 확장방향 및 잠재력, 시장의 경쟁상황과 M&A, 사업제휴, IPO 등에 대해 궁금해 했다”고 말했다.
실제 올 들어 소프트뱅크와 구글, 알리바바 등 글로벌 IT업체들의 네이버 지분인수 루머가 몇차례나 불거지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해외시장에서 라인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음을 반증한다.
박재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업체들의 네이버 지분인수설이 나오는 것은 사실 여부를 떠나 그만큼 글로벌시장에서 라인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걸 반영한다"면서 "이는 과거에 단순한 기능을 보유한 모바일 메신저를 시장에서 평가 절하하던 것과 다른 모습으로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가 기폭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라인의 적정 가치는 빠른 가입자 증가세와 다양한 사업모델 등을 고려했을 때 최소한 글로벌 SNS업체 밸류에이션의 50% 이상 적용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는 트위터와 링크드인의 MAU(Monthly Active Users:월 이용자수)당 시가총액이 각각 123.3달러, 179달러임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라인의 MAU당 가치는 최소한 1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네이버, 황제주 등극 초읽기?
글로벌시장에서 라인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네이버가 ‘황제주’(주가가 100만원이 넘는 종목)가 될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증권가는 네이버가 1년 안에 100만원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현대증권이 지난 1월7일 목표가 100만원을 제시한 데 이어 이트레이드증권, IBK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도 경쟁적으로 목표가를 100만원으로 올렸다. KDB대우증권은 지난 3월6일 목표가를 105만원으로 제시했으며 같은 달 11일 삼성증권은 118만원을 제시, 네이버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외의 증권사들은 아직 네이버의 목표가를 올리지 않았다. 신영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 동양증권은 85만~90만원대의 목표가를 유지했다. SK증권이나 아이엠투자증권, 바로투자증권처럼 목표가와 투자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회사도 있다. 하지만 네이버에 대해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제시하지 않았더라도 평가는 후하다. 특히 라인에 대해서는 호평일색이다.
최관순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네이버는 스마트폰 보급 이후 모바일서비스 창출에 집중하고 있는데 라인을 이용한 플랫폼 비즈니스, 네이버앱, 밴드 등 PC와의 연동서비스 강화로 기존의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며 “구글이 2위 업체와의 점유율 격차가 심화됐듯 초기시장을 선점한 네이버 점유율의 고착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라인을 통한 해외진출이 진행 중인데 구글과 같은 수직계열화가 아닌 라인에 부가적인 서비스를 확장하는 방식”이라며 “이미 해외시장에서 검증된 라인은 낮은 위험과 높은 성공가능성을 보유하고 있어 해외진출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라인과 결합할 수 있는 비즈니스 영역은 아직도 무한하다”면서 “라인의 가치는 가입자 수가 전부가 아니며 결합할 수 있는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적어도 라인의 IPO(신규주권상장) 시점까지는 매수와 보유(Buy & Hold) 투자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라인이 트위터보다 할인될 이유가 없다”면서 “페이스북은 디스플레이 모바일 광고가 주력 수익모델로 부각됐지만 라인의 수익모델은 아직 한정 지을 수 없을 정도로 확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에는 라인의 새로운 수익모델에서 본격적인 매출 성장 잠재력이 확인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