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지만, 재테크 시계는 여전히 어두운 새벽을 가리킨다. 금융시장도, 부동산시장도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는 상태다.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맞아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기도 어려워졌다. 그러나 이러한 시기에도 자산을 불려줄 히든카드는 있기 마련이다. 경제 회복에 앞서 돈이 흐르는 길목을 선점할 수 있는 투자대상에 관심을 가져보자. 박근혜 대통령이 '대박'이라고 표현한 통일 수혜대상을 비롯해 '제2의 금광'이라고 불리는 MLP펀드, 중수익중위험의 메자닌펀드와 유럽 하이일드채권, 기상이변 등에 따른 농산물 수급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 등 '재테크 춘궁기의 히든카드 5' 상품을 선정해 집중 분석해봤다.
지난 2월25일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한 이후부터 남북통일 후 경제효과가 어느 정도일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전부터 남북통일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관련된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박 대통령의 이 발언을 계기로 증권사들은 통일 후 경제효과를 분석한 수십페이지의 자료를 내놓았고 한 자산운용사는 벌써부터 ‘통일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통일은 박 대통령의 말처럼 대박일까.
◆ 통일되면 건설업종 주목하라
통일이 되면 수혜를 볼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은 무엇일까. 시장에서는 통일 이후 북한 부동산, 주식, 채권 순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발전 초창기에는 생산과 부의 확대를 위한 토지의 수요가 늘어나고, 이후에는 본격적인 자산증식(개발)을 위해 설비시설 확충 등의 투자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통일 준비기나 통일 직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어렵다. 통일 전에는 당연히 북한의 부동산거래가 불가능하고 통일 직후에도 북한의 부동산소유권에 대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해 볼 만한 투자방법은 통일 후 수혜를 볼 수 있는 산업 및 업종에 대한 주식투자다. 통일이 되면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채권투자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지겠지만, 대신 관련업종의 주가는 급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건설업종이다.
이영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3월20일 ‘통일시대 대비 건설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란 자료를 통해 “북한 건설시장은 향후 20년간 총 224조6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건설산업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 경제특구, 인프라 개발 건설물량만 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통일 직후부터는 인프라 확충(건설·유틸리티·운송/물류·철도·통신)을 위한 투자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즉, 통일이 진행될 경우 '건설'과 '인프라' 관련주가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소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일이 되기까지 향후 수십년에 걸친 점진적 교류 확대와 상호협력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가시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업종에 집중하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류 확대가 선행되면서 운송과 물류업종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이에 따른 민간투자가 확대되고 인프라 건설과 금융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국토개발 계획 수립과정에서 엔지니어링업종과 유틸리티(한국가스공사·한국전력), 전선업종 등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일반인이 통일과 관련해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신영자산운용에서 선보인 ‘통일펀드’(신영마라톤 통일코리아펀드)가 유일하다. 이 상품은 ‘통일한국의 미래에 장기투자한다’는 투자철학을 바탕으로 인프라 구축, 내수·의료, 유통·무역 등 통일 이후 유망할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의 종목을 발굴해 자산의 70% 이상을 장기투자한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신영마라톤 통일코리아펀드는 신영자산운용의 가치투자 18년 노하우를 담아 미래 통일한국을 준비하며 장기적으로 유망한 종목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일’을 내세운 펀드는 아직 1개밖에 없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통일이 되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큰 업종에 투자하는 상품을 매입하는 것도 통일을 대비한 투자가 될 수 있다.
이상원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북한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 남북통일 시 산업별로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본 결과 초기에는 건설·산업·소프트웨어·통신·에너지·원자재·음식료·은행 섹터가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또 중기에는 화학·운송·제약·보험 섹터가, 후기에는 자동차·테크(TECH)·소비재·리테일·금융서비스가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이 같은 종목 혹은 업종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통일을 대비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 독일 사례로 본 통일의 경제학
남북한이 통일이 된다고 가정하면 단기적으로는 경제적 수준의 차이로 인한 '후유증'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오창섭 메리츠종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독일 통일과정에서 동독과 서독은 경제격차에 따른 막대한 통일비용으로 인해 통일독일은 15년가량 후유증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통일 전 서독정부는 통일비용을 1150억마르크로, 동독 내 자산을 1조2000억마르크로 추산했으나 통일 이후 실사과정에서 드러난 동독의 총자산가치는 400억~1000억마르크에 불과했다.
이처럼 동·서독 간 격차가 큰 결과 통일 독일은 경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했다. 독일이 지난 1991년부터 2003년까지 인프라 재건과 경제 활성화, 사회보장 등에 투입한 금액은 1조~2조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남한과 북한의 격차는 과거 동독과 서독의 격차보다 더 크다. 단적으로 1989년 서독의 1인당 GDP는 2만1300달러, 동독은 8200달러였다. 그런데 2012년 기준으로 남한의 1인당 GDP는 2만3400달러, 북한은 1200달러다. 따라서 우리 또한 통일이 되면 최소 10년 이상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당장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통일은 대박이 맞다고 설명한다. 독일의 경우 통일을 통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는 등 경제 분야에서 큰 손실을 봤지만 장기적으로는 시너지가 창출되며 통일 후 20여년이 지난 2010년 세계 4위의 경제대국으로 뛰어올랐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남북한이 통일된다면 2050년에는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9만2000달러, 실질 GDP가 6조9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이는 중국, 미국, 인도, 브라질, 일본, 러시아에 이은 세계 7위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