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만큼 풍성한 명절 한가위를 맞아 고향으로 떠나는 길,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꽉 막힌 도로에 짜증이 밀려오기 일쑤다. 이때 사막 위 오아시스 같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면 기분 전환이 될 것이다.

최근에는 지역별 특산물을 이용해 다양한 별미메뉴를 내놓은 휴게소도 있어 맛집 기행 부럽지 않은 재미도 쏠쏠히 느낄 수 있다. 귀성길을 더욱 즐겁게 해 줄 고속도로 휴게소별 대표메뉴를 소개한다.


산청휴게소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경부고속도로, "길어도 좋아, 맛집이 많다면…"

올해로 완공 34주년을 맞는 경부고속도로는 오랜 세월만큼이나 휴게소가 가장 많은 고속도로다. 더욱이 서울에서 대전, 대구를 지나 부산까지 이어지는 만큼 휴게소의 지역별 먹거리도 다양하다.

경부고속도로의 휴게소 대표메뉴로는 칠곡휴게소(부산방향)의 찌글이 된장찌개, 언양휴게소(부산방향)의 언양소머리곰탕, 금강휴게소의 도리뱅뱅이 정식, 망향휴게소 버섯빠금장 된장찌개, 기흥휴게소 향천우동, 안성휴게소 안성국밥 등이 꼽힌다.

칠곡휴게소는 양방향 모두 한국도로공사에서 매년 주최하는 휴게소 맛자랑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자타공인 맛집 휴게소다. 서울방향 칠곡휴게소는 지난해 전통방식의 시루 취반기를 이용해 만든 '시루밥'을 선보여 밥맛이 가장 좋은 휴게소로 선정됐다. 또한 부산방향의 찌글이 된장찌개는 해마다 직접 담근 메주를 이용해 만든 깊은 국물맛과 소고기를 넣은 담백한 맛이 일품인 메뉴로 이미 유명세를 탔다.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 '도리뱅뱅' /사진제공=한국도로공사

소가 유명한 언양은 한우를 이용한 불고기나 소머리곰탕 등이 명물로 꼽힌다. 언양휴게소 역시 언양 한우를 사용한 소머리곰탕으로 고속도로 이용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깔끔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인 소머리곰탕은 지난해 경남지역 휴게소 중 가장 맛있는 휴게소 메뉴로 뽑히기도 했다.

지역 특산품인 민물고기로 만든 도리뱅뱅이는 금강휴게소를 들르면 꼭 먹어야하는 이색 메뉴로 소문이 났다. 도리뱅뱅이는 제철 민물생선을 동그랗게 후라이팬에 돌려 튀긴 후 고추장 양념을 발라 비리지 않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버섯이 듬뿍 들어간 망향휴게소(부산방향)의 버섯빠금장 된장찌개와 고추기름을 넣어 매콤한 안성휴게소의 안성옥국밥도 경부고속도로의 대표메뉴 중 하나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어리굴젓' /사진제공=한국도로공사
남해고속도로 '섬진강재첩 비빔밥' /사진제공=한국도로공사

서해안·남해고속도로, 고속도로에서 즐기는 남도의 진한 맛

서해안을 따라 아름다운 창밖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서해안고속도로는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긴 고속도로다. 서해안고속국도 서산휴게소에는 입맛 없는 사람도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만든다는 일명 '밥도둑' 어리굴젓 백반이 있다. 휴게소에서 내는 어리굴젓은 서산 갯마을로 유명한 간월도에서 채취한 싱싱한 굴로 만들었다. 간월도의 굴은 예로 부터 임금님에게 진상될 만큼 맛이 좋다. 더욱이 어리굴젓은 일체의 조미료를 쓰지 않아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남도를 가로지르는 남해고속도로로 가면 진한 남도음식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순천방향 섬진강휴게소는 지역특산물인 청매실을 이용해 자체 개발한 메뉴인 진한 맛의 청매실재첩비빔밥과 청매실쭈삼불고기가 인기다. 두 메뉴 모두 청매실이 통째로 들어간 데다 천연조미료만으로 맛을 내 깔끔하고 강한 맛이 잘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영동고속도로 '횡성한우 떡더덕스테이크' /사진제공=한국도로공사
호남고속도로 '정읍 복분자 낙지연포탕' /사진제공=한국도로공사

◆영동·호남고속도로, 휴게소 끝판왕, 스테이크부터 연포탕까지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는 휴게소가 있다. 바로 영동고속도로의 횡성휴게소다. 한우의 고장인 만큼 양방향 휴게소 모두 한우를 이용한 메뉴를 판매한다. 인천방향 횡성휴게소의 횡성한우스테이크는 강원지역본부가 인증한 '강원 명품음식' 중 하나로 명성이 자자하다. 스테이크와 함께 수프와 샐러드, 매시드 포테이토(으깬 감자)와 새송이 피망볶음, 볶음밥을 즐길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에서만 먹을 수 있는 평창휴게소(강릉방향)의 엄나무닭개장도 별미 메뉴 중 하나. 엄나무닭개장의 갖은 나물과 구수하고 얼큰한 국물은 최고의 속풀이용 메뉴로로 꼽힌다. 또 귀성길 지친 피로를 푸는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휴게소 보양음식으로는 호남고속도로 정읍휴게소(논산방향)의 복분자낙지연포탕을 빼놓을 수 없다. 복분자엑기스를 넣어 지은 밥에 낙지 한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복분자낙지연포탕은 보기만 해도 기운이 솟아날 것 같다. 여기에 멸치, 다시마, 무, 파 등 10가지가 넘는 재료를 넣어 꼬박 하루 이상 우려낸 육수의 깊은 맛 또한 일품이다. 요리사의 정성이 듬뿍 담긴 복분자낙지연포탕은 2008년 휴게소맛자랑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호남고속도로의 또 다른 맛집 휴게소는 전남 장성에 위치한 백양사휴게소다. 이 휴게소의 특별 메뉴는 애호박찌개. 굵게 채를 썬 애호박과 돼지고기가 어우러진 얼큰한 찌개는 다른 휴게소에선 맛볼 수 없는 전라도 특색메뉴 중 하나다. 먹어본 사람은 또 찾는다는 애호박찌개는 남도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향토음식이다.


중앙고속도로 '안동간고등어' /사진제공=한국도로공사

◆중부·중앙고속도로, 40년 경력의 간잽이가 손질한 간고등어

충북 음성의 특산품인 복숭아를 활용한 특급요리는 음성휴게소에서 만날 수 있다. 바로 복숭아소스닭가슴살스테이크다. 다진 닭가슴살과 김치, 고추로 속을 채워 말아 올린 스테이크는 흡사 오므라이스와 같은 생김새다. 과연 맛은 어떨까. 담백한 닭가슴살이 복숭아, 오렌지소스와 만나 매콤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맛을 낸다.

안동은 식혜, 헛제삿밥, 소주, 찜닭 등 명물음식이 많은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이 중에서도 안동 간고등어는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아 안동지역의 효도상품이기도 하다. 중앙고속도로 안동휴게소에서는 간이 딱 맞는 안동 간고등어를 먹을 수 있다. 40여년 경력의 간잽이가 손질한 영덕·부산산 고등어를 쓰고 전용 구이장치인 '어서기'에서 구워내 기름기가 쏙 빠진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간고등어 한마리가 통째로 나오는 푸짐한 양은 덤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
www.moneyweek.co.kr) 추석합본호(제347호·제34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