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대공황에서 미국뿐 아닌 세계경제를 구원한 케인스 경제학은 신자유주의 경제학이 주류로 자리잡은 1980년대 이후로는 거의 잊혀지다시피 했다.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효용성을 의심받으며 신자유주의 경제학에 주류자리를 내준 케인즈는 2000년대에 들어서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러온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는 우리사회에 ‘케인즈의 교훈’을 일깨웠다.

로버트 스키델스키 영국 워릭대 정치경제학과 석좌교수는 <흔들리는 자본주의 대안은 있는가>에서 ‘케인스 귀환’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미래에도 잇따른 위기가 우리를 향해 돌진할 것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막아야 할지 거의 알지 못한다”며 “그런 문제들을 다루려면 케인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세계를 휩쓴 금융 재앙’의 원인과 발생 과정, 결과를 파고든다. 그는 위기의 근본 원인이 경제학의 지적인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금융 규제 완화를 정당화한 것은 경제학자들의 실수였으며 규제 완화는 신용폭발을 유도해 급기야 신용경색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최근 경제를 지배하고 있는 신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이 끼친 손해는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한다.

신케인스학파도 비판 대상이다. 이들은 신고전학파의 ‘합리적 기대 가설’을 수용하면서 이 이론이 암시하는 지속적인 완전고용에 연연했으며, 시장실패에 대해서만 정부의 개입을 허용하는 이론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저자는 금융위기가 불러온 경기침체로 인해 여러 경제학파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케인스 이론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그는 케인스의 생애와 그의 이론, 케인스주의의 흥망성쇠를 역사학적인 관점에서 깊이 있게 풀어낸다. 경제학자와 경제관료뿐 아니라 윤리학자이자 정치철학자이기도 한 케인스의 모습도 보여준다.

로버트 스키델스키 지음/ 곽수종 옮김/ 한국경제신문 펴냄/ 1만6000원